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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도경비대를 괴롭혀 온 신종모기: 독도점등에모기

2023. 11. 28. 08:19

계절이 겨울로 접어들며, 여름내 밤잠을 설치게 했던 모기가 모습을 감추었습니다.
지난여름, 넘쳐나는 모기 때문에 많은 분이 피해를 받으셨을 거 같은데요. 모기가 왜 이렇게 많고 사람을 이렇게 괴롭히는지 저도 힘든 여름날을 보내었습니다.
사실 모기는 전 세계에 3,500여 종이 넘게 발견되었다고 합니다. 이렇게 다양한 모기들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고 계셨나요?

최근엔 독도에서 흔히 `깔따구`라고 불리는 흡혈성 곤충이 신종 모기라는 사실이 밝혀졌는데요. 이 모기는 독도에서 근무하고 있는 독도경비대원분들을 약 70년간 엄청나게 괴롭혔다고 합니다.
그 정체가 무엇인지 다 같이 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겠습니다.

 

독도에 나타난 신종 모기 '독도점등에모기'

"양말을 두 켤레, 세 켤레 신어도 뚫고 들어와요. 모기보다 작아서 아무 데나 구멍만 있으면 파고들어 와서 무는데, 물리면 참 오래갑니다. 그런 거 참 많이 겪었어요."
1953년 독도 의용수비대원이 증언했을 정도로 오랫동안 독도경비대원을 괴롭혀왔다고 합니다.
깨알만 한 크기에 눈에 잘 띄지 않아 깔따구인 줄 알았는데, 2022년 국립생물자원관 조사 결과 독도에만 서식하는 신종 모기로 확인되었습니다.
그리고 2023년 이 곤충은 독도의 지명을 따 `독도점등에모기[학명 : Culicoides dokdoensis]`로 명명되었습니다.

모기, 독도점등에모기
모기 흡혈 비교 (출처: https://blog.naver.com/morohoshi/223214825549)

독도점등에모기는 위의 그림과 같이 깔따구, 모기와 생김새는 비슷하지만, 흡혈 방식은 전혀 다릅니다.
깔따구는 주둥이 퇴화로 흡혈하지 않고, 모기는 빨대 모양에 주둥이로 피를 흡혈하지만 독도점등에모기는 이빨이 존재합니다.

 

모기, 독도점등에모기
독도점등에모기 (출처:  https://blog.naver.com/morohoshi/223214825549)

독도점등에모기는 파리목, 등에모기과, 점등에모기속으로 분류됩니다.
암컷은 흡혈을 위해 큰 턱과 작은 턱, 아래쪽 혀에 이빨이 발달되어 있고, 암컷보다 작은 수컷은 이빨이 없고 더듬이에 털이 있습니다.
문제는 산란기의 암컷입니다. 산란기 암컷은 알에 동물성 단백질을 공급하기 위해 흡혈하는데, 이때 발달한 이빨을 이용해 척추동물의 피부와 모세혈관을 찢습니다.
이 과정이 일반 모기와 다르고 강한 독성이 있어, 한 번 물리면 상처가 곪고 흉터가 남는다고 합니다.

모기, 독도점등에모기
이빨로 무는 독도 모기 피해사례 (출처: https://www.youtube.com/watch?v=t17R2mttlDU)

이처럼 피해사례가 잇따라 국립생물자원관에서는 "이번 연구는 독도수비대원들을 괴롭히고 있는 곤충의 실체를 70여 년 만에 밝힌 것에 큰 의미가 있다"라며 "향후 독도경비대원들의 불편함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등에모기과의 생태적 특성을 고려한 관리 방안 등을 모색할 것"이라고 전했다고 합니다.

독도점등에모기에 대해 다룬 뉴스도 여럿 있으니 한번 시청해보시길 바랍니다.

 

모기로 인한 질병

한 번 물리면 낫기 쉽지 않은 독도점등에모기뿐만 아니라 사실 살아가며 여러 모기 매개 감염에 노출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계신가요?
모기로부터 얻는 질병들이 매우 많은데요. 어떤 질병이 있는지 소개해드리겠습니다.

 

지카 바이러스 감염증 

지카 바이러스에 감염된 모기에 물려 감염되는 질병으로 발열, 두통, 관절통, 결막염, 반점 구진성 발진이 주된 증상입니다. 브라질 등 중남미, 동남아시아의 열대 및 아열대 지방, 아프리카, 오세아니아, 태평양 섬 지역에서 주로 발생합니다. 임산부 감염 시 태아 소두증 등 신경계 질환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지카 바이러스 발생 국가 여행을 자제하는 것이 좋습니다.

 

뎅기열

뎅기 바이러스에 감염된 모기에 물려 감염되는 질병으로 주된 증상으로는 발열, 심한 두통, 관절통, 백혈구감소 등이 있으며 대부분 치료되며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해 사망에 이르기도 합니다. 주로 남아메리카, 동남아시아의 열대지방과 아열대 지방, 카리브해에서 발생합니다.

 

말라리아

말라리아는 말라리아 원충에 감염된 모기가 사람을 물어 감염되는 급성 발열성 질환입니다.

말라리아의 감염되면 면역 상태나 감염된 원충의 종류에 따라 다르지만, 평균 7~30일의 잠복기를 갖고
잠복기가 지나면 두통·고열·오한·식욕부진·구토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데, 우리나라에서 주로 나타나는 삼일열 말라리아는 48시간 주기로 오한기·고열기·발한기가 반복적으로 나타난다고 합니다.

 

모기, 독도점등에모기
일반 모기와 말라리아 매개 모기 차이 (출처: https://www.a-ha.io/questions/4aca9a6e3ac3504a81b0f85c2d9459dd/answers/460211486176e6b6a76dbe1cd549e4b1)

우리나라에서 말라리아를 전파하는 모기는 얼룩날개모기 속에 속하는 암컷 모기입니다.
임신한 얼룩날개모기가 사람의 피를 빠는 과정에서 침샘에 숨어있던 원충이 혈액으로 들어간다고 합니다.

말라리아는 인류의 목숨을 가장 많이 앗아가는 3대 감염성 질병 중 하나인데요.
해마다 50만 명을 죽음으로 몰아가는 아주 치명적인 질병이기에 모두가 조심해야 합니다.

 

말라리아가 주로 발병하는 곳은 가나, 케냐 같은 아프리카 대륙으로 세계보건기구(WHO)에 의하면
2019년 발병한 말라리아 건수에 94%가 아프리카 대륙에서 발생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도 얼룩날개모기가 살고 있습니다. 얼룩날개모기는 자연에 가까운 환경을 선호해 도시환경을 피하지만
DMZ, 경기도, 강원도의 촌락에서 모기가 나타나고 국내에서 주기적으로 말라리아 환자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일본뇌염

일본뇌염
일본뇌염바이러스 전파 모식도 (출처: https://www.pignpork.com/news/articleView.html?idxno=3765)

일본뇌염은 작은빨간집모기가 옮기는 바이러스 감염 질환입니다. 집모기라는 이름답게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쉽게 만나고 도시의 집에서 잡히는 모기 대부분이 이 종입니다.
작은빨간집모기는 일본뇌염바이러스를 동물을 흡혈하여 감염되고 사람으로 계속 옮기게 되는데, 동물은 대표적으로 돼지가 있고 사람끼리는 옮기지 않아 격리할 필요는 없다고 합니다.

 

일본뇌염은 1~2주 정도의 잠복기를 가지고 대부분 사람은 일본뇌염바이러스에 감염된 줄 모르고 무증상으로 지나가지만, 아주 일부의 사람들에게서는 일본뇌염 증상이 나타납니다.
40도에 이르는 고열이 나고 두통이 생기거나 어지럼증과 함께 구토나 설사하기도 합니다. 또한, 병이 진행되면 의식이 혼미해지고 경련을 보이는 예도 있습니다.
안타깝게도 일본뇌염은 사망률도 높고, 회복하더라도 영구적으로 장애가 남는 경우도 많아 조심해야 합니다.

 

스키터 증후군

모기에 물리면 누구나 간지럽고 괴롭지만, 그 정도가 심한 `스키터증후군` 즉, 모기 알레르기를 앓는 사람이 많습니다.
스키터증후군을 가진 사람들은 부기, 물집 발생 등으로 인한 고통이 심하고 모기에 물렸을 경우 물린 부위 주위 전체가 새빨개지거나, 부종이 있는 사람처럼 눈에 띌 정도로 심하게 붓는다고 합니다.

 

 

스키터증후군의 증상을 보인다면 병원을 찾는 것이 좋습니다. 심한 부기, 물집을 방치하면 2차 감염 우려가 있기 때문입니다. 알레르기 증상이기에 특히 모기 물린 직후 숨이 차고 어지러우면 바로 병원에 가야 합니다. 그대로 방치할 시 사망에 이를 수 있는 아나필락시스 쇼크가 올 수 있으므로 빠른 조치가 필요하다고 합니다.

 

 

 

 

예방법

(출처: https://www.medicaltimes.com/Main/News/NewsView.html?ID=1149868)

아쉽게도 일본뇌염, 말라리아를 제외한 질병들은 예방 백신이나, 치료제가 없기에 조심하셔야 합니다.
일본뇌염은 예방 백신이 있어 국내에서는 계속해서 영유아들에게 접종하고 있습니다.
말라리아는 최근에 세계보건기구(WHO)에서 세계 최초 말라리아백신을 아프리카 12개국에 배포하였고,
사망률이 줄었다는 사실을 입증해 보였습니다. 이 외에 말라리아 예방약이 있으나 아프리카나 동남아에 비교적 흔한 열대열 말라리아에는 효과가 적은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마치며

이번 포스팅을 통해서 모기를 매개체로 하는 질병과 신종 모기 탄생에 관해 알아보았습니다. 독도의 지명을 딴 독도점등에모기는 형태 및 생태정보를 최근 곤충학 국제학술지(Entomological Research)에 투고했으며 올해 말에 국가생물종목록에도 등재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dokdo라는 이름을 학명으로써 남겼다는 점에서 독도의 생물상이 명백히 대한민국의 영역에 속해있음을 알리는 계기가 되는 생물이기 때문에 많은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합니다.

 

이 글을 작성하면서 수십 년간 독도경비대원들을 괴롭히던 곤충의 정체가 드러난 사실이 너무나 다행스럽고 얼마나 많은 고생을 해왔는지 느낄 수 있었습니다. 고통을 견디며 독도를 지켜주신 독도경비대원분들께 너무 감사한 마음을 전하고 이 글을 읽고 계신 분들도 이러한 사실을 잊지 않아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또한, 현재 국내에만 존재하고 있는 모기는 50여 종이 됩니다. 이렇게나 많은 모기가 함께 살아가고 있으면서 저희를 엄청나게 괴롭히고 죽음에까지 이르게 합니다.

 

평소엔 작은 모기라고 지나치셨다면, 조금 더 주의하고 깨끗이 씻으며 모기 기피제를 사용하는 등 다양한 방법이 있으니 꼭 다음 여름에 사전 대비하시기 바랍니다.

 

참고자료


 

EDITOR

이은혜

Bioinformatics System Dept. · Junior Develo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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