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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력의 아이콘 비타민 C

2024. 9. 24. 14:37

비타민 C

올여름은 유난히 폭염이 지속되어 무기력함을 느끼게 되는 날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날이 덥고 힘든 만큼 건강한 식단이 특히 중요하지만 살아가다 보면 하나씩 놓치게 되죠. 저도 건강을 위해서 부족한 식단을 채우고자 여러 가지 알아보았는데, 특히 비타민 C에 대해 여러 가지 흥미로운 사실을 알게 되어 정리해 보았습니다. 먼저 비타민 C가 어떻게 발견되고 활용되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바다와 괴혈병

비타민 C

산타 마리아호의 복제 선박 (출처: 나무위키)

 

괴혈병에 대한 기록은 아주 오래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5세기경 히포크라테스(Hippocrates of Kos)가 작성한 기록과 바이킹들의 약탈행위가 왕성하던 8~11세기 그리고 본격적으로 괴혈병의 공포를 알린 대항해시대(Age of discovery)에 기록이 특히 두드러집니다. 15세기 크리스토퍼 콜럼버스(Christopher Columbus)를 시작으로 스페인, 포르투갈에서 본격적으로 대항해시대를 열게 되었고 많은 사람들이 바다로 나가 신항로 개척, 신대륙 발견이라는 목표와 함께 바다에서 생활하는 시간이 점점 길어지게 되었습니다.

 

비타민 C

괴혈병(출처: 대항해시대)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선원들은 잇몸 출혈, 혈뇨, 쉽게 부러지는 뼈 등 원인 모를 질병에 시달리기 시작했습니다. 육지에서는 보기 드문 증상이었기 때문에 누구도 원인이나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했습니다. 이 질병은 무려 15세기부터 18세기까지 약 3세기 동안 수많은 사람들의 목숨을 앗아간 괴혈병이었습니다.

 

레몬과 라임(출처: Adobe Stock 무료 라이선스)

 

1746년, 영국 의사 제임스 린드(James Lind)는 감귤류 과일, 특히 라임과 레몬이 괴혈병을 치료할 수 있음을 발견했습니다. 이후 영국 선원들은 린드의 조언에 따라 먼 항해에 나설 때 레몬즙과 라임 주스를 배에 챙기면서 괴혈병에서 벗어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제임스 린드는 치료 방법을 알아냈지만, 감귤류 과일이 왜 괴혈병을 치료할 수 있는지는 알지 못했기 때문에 비타민 C의 본질이 밝혀진 것은 아니었습니다.

 

비타민 C

비타민 C(출처: Adobe Stock 무료 라이선스)

 

이후 오랜 시간이 지나 20세기 초반에 이르러서야 비타민 C의 정체가 밝혀졌습니다. 1930년, 헝가리의 생화학자 알베르트 센트죄르지(Szent-Gyorgyi Albert)는 식물즙과 동물의 부신에서 분리한 헥수론산(hexuronic acid)이 괴혈병을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추측하고 실험을 시작했습니다. 같은 시기, 미국의 생화학자 찰스 글렌 킹(Charles Glen King)도 유사한 실험을 진행하여 레몬에서 괴혈병을 치료하는 물질을 추출하였고, 헥수론산이 비타민 C임을 확인했습니다.

 

두 생화학자는 또한 인간을 포함한 영장류와 기니피그만이 체내에서 비타민 C를 생산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밝혀냈습니다. 이로 인해 신선한 과일과 채소를 구하기 어려웠던 당시 선원들이 괴혈병에 시달렸던 이유도 명확해졌습니다. 헥수론산은 이후 "아스코르브산(ascorbic acid)"으로 명명되었으며, 이는 라틴어로 "a-"가 "없다", "scorbutus"가 "괴혈병"을 의미해 괴혈병을 예방하는 물질이라는 뜻을 담고 있습니다.

 

1937년에는 월터 노먼 호어스가 비타민 C의 화학 구조를 밝혀내고 합성에 성공하면서, 대량 생산이 가능해져 의약품으로 널리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비타민 C의 성질

비타민 C

비타민 C 분자식(출처: 나무위키)

 

비타민 C는 분자식 C6H8O6의 오각형 고리 구조를 가지며, 열과 빛에 쉽게 파괴되는 특징이 있습니다. 특이하게도 감자는 전분이 비타민 C를 보호해주기 때문에 가열해도 파괴되지 않는 예외적인 경우지만, 대부분의 과일과 채소는 날것으로 섭취해야 비타민 C의 흡수율이 높습니다.

비타민 C는 생물의 에너지 대사 과정에서 필수적인 조효소로 작용하며 항산화 작용에도 관여하는 물질로 결핍 시 에너지 생성이 원활하지 않아 평소보다 자주 피로와 무기력감을 느끼게 됩니다. 대부분의 동물과 식물들은 세포 내에서 포도당을 비타민C로 바꾸는 효소를 생성하는 유전자를 갖고 있으나 일부 동물은 유전적인 돌연변이로 아스코르브산 합성에 관여하는 효소가 결핍되어 있어 자체 합성할 수 없고 외부에서 공급해야 합니다. 동물 중에는 인간을 포함한 유인원, 기니피그, 일부 박쥐류 등이 이에 해당합니다.

비타민 C는 섭취뿐만 아니라 햄과 소시지, 아보카도와 같은 냉동 과일, 통조림 등에서 산화 방지제로도 활용되고 있습니다. 순수한 비타민 C는 약산으로 분리되기 때문에 쓰고 신맛이 나며 무색의 가루 형태로 특유의 자극적인 시큼하고 씁쓸한 냄새가 난다고 합니다. 비타민 C의 경우 수용성 비타민으로 물에 용해되는 특징을 가진 비타민입니다. 그렇다 보니 몇 시간 뒤면 체외로 배출되어 버리기 때문에 몸에 축적을 해둘 수 없어 지속적인 섭취가 필요합니다. 이러한 성질 때문에 장기간 배에서 생활하는 선원들은 신선한 야채와 과일을 섭취하기 어려워 비타민 C의 지속적인 공급이 불가능했고, 이로 인해 육지보다 괴혈병에 쉽게 노출되었습니다.

 

 

비타민 C를 가진 대표적인 채소와 과일

비타민 C

비타민 C를 가진 대표적인 채소와 과일(출처: Adobe Stock 무료 라이선스)

 

비타민 C를 함유하고 있는 대표적인 채소로는 브로콜리, 연근, 케일, 시금치, 고추, 피망, 감자가 있고 과일은 신맛을 내는 귤 속 과일들을 포함하여 키위, 딸기, 망고, 멜론, 토마토, 구아버, 리치, 파인애플, 바나나, 체리가 있습니다. 비타민 C는 루틴(rutin)이나 헤스페리딘(hesperidin) 같은 플라보노이드(flavonoid) 성분과 같이 섭취해야 흡수율이 올라가는데, 이런 플라보노이드 성분들은 과일과 채소에 많이 들어 있다 보니 합성비타민보다 체내 흡수율이 높아 비타민 C를 섭취하고 싶다면 과일과 채소를 통해 섭취하는 것이 좋습니다.

 

 

합성비타민 

비타민 C

합성비타민(출처: Adobe Stock 무료 라이선스)

 

하지만 건강한 식단을 꾸준히 유지하는 것은 생각보다 쉽지 않습니다. 과일과 채소를 통한 충분한 비타민 C 섭취도 어려워 합성 비타민에 관심이 생기기 마련인데요.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문제가 발생합니다. 함유량이 비슷한데도 어떤 비타민 C는 의약품으로, 또 다른 비타민 C는 건강기능식품으로 취급된다는 점입니다. 분명 같은 비타민 C인데, 도대체 어떤 차이가 있는 걸까요?

 

 

의약품 vs 건강기능식품

비타민제 제품은 함량과는 무관하게 사용 목적에 따라 해당 공급업체가 어떻게 허가를 내느냐에 따라 의약품이 될지 건강기능식품이 될지 결정된다고 합니다. 치료 목적이라면 의약품으로, 영양제 목적이라면 건강기능식품으로 분류됩니다. 목적이 다른 만큼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도 각각 다른 방식으로 허가를 내는 것이죠.

 

어떤 차이가 있는지는 하단 표를 통해 자세하게 알아보겠습니다.

대상 의약품 건강기능식품
원료기준검사 아스코르브산 1g을 물 20ml에 녹였을 때 10ppm이하 아스코르브산 1g을 물 10ml에 녹였을 때 2ppm 이하
구리 아스코르브산 1g을 물 20ml에 녹였을 때 5ppm이하 검사대상 X
비소 검사대상 X 아스코르브산 1g을 물 10ml에 녹였을 때 4ppm 이하
수은 검사대상 X 아스코르브산 1g을 물 10ml에 녹였을 때 1ppm 이하
대장균 검사대상 X 유무검사
용출시험 표시량의 90~110% 표시량의 80~150%

 

의약품은 대한민국약전, 건강기능식품은 식품위생법에 근거하여 검사를 진행한다고 합니다. 건강기능식품의 경우 식품으로 분류되다 보니 많은 사람들이 섭취했을 때를 고려해야 하므로 기준이 더욱 높은 것이며, 의약품은 제품의 안정성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허용되는 함유량 오차범위가 작은 것입니다. 합성비타민을 구매할 때 이런 차이들을 잘 참고하여 목적에 맞게 구매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이제 다음으로 비타민의 효능과 섭취 방법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비타민 C의 효능

비타민 C는 건강을 유지하는 데 필수적인 영양소로, 강력한 항산화 작용과 다양한 생리적 기능을 가지고 있어 인체에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항산화

  • 비타민 C는 활성산소로부터 세포를 보호하는 항산화제 역할을 합니다. 활성산소는 환경오염, 흡연, 자외선 노출 등 다양한 요인에 의해 발생하며, 이는 세포 손상과 노화, 각종 질병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비타민 C는 이러한 활성산소를 제거하여 세포가 손상되지 않도록 보호해 주기 때문에 노화 방지와 암 예방에 도움을 줍니다.

면역력 강화

  • 비타민 C는 백혈구의 활동을 증진시켜 면역 시스템을 강화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염증 반응을 조절해 감염성 질환이나 염증성 질환에 대한 저항력을 높여주어 감기나 구내염과 같은 질환 예방에 도움이 됩니다.

콜라겐 합성

  • 비타민 C는 콜라겐 합성에 필수적입니다. 비타민 C가 부족하면 콜라겐 합성이 원활하지 않아 피부가 탄력을 잃거나 상처 치유가 더디게 진행될 수 있습니다. 비타민 C는 건강한 피부 유지와 상처 치유에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철분 흡수 촉진

  • 비타민 C는 식물성 철분(비 헴 철)의 흡수를 돕는 데 필수적입니다. 식물성 철분은 흡수율이 낮지만, 비타민 C와 함께 섭취할 경우 흡수율이 증가해 빈혈 예방에 도움이 됩니다. 특히 채식주의자들이 철분 섭취에 신경 써야 할 때, 비타민 C가 풍부한 음식과 함께 식사하는 것이 좋습니다.

 

비타민 C의 섭취 방법

비타민 C의 섭취 적정량은 확실히 정해진 바가 없습니다. 

일반적으로 하루 200mg 내외의 섭취를 권장하며, 보건복지부에서 발표한 2020 한국인 영양소 섭취기준을 통해 살펴본 한국인의 일일 섭취 권장량은 다음과 같습니다. 영, 유아는 40~55mg, 아동 및 청소년기는 50~100mg, 성인은 100mg, 임산부와 흡연자는 130~140mg으로 권장하고 있습니다. 일일 최대섭취량은 WHO 등에 의해 성인 기준 2,000mg으로 권고되어 있으며, 3,000mg 이상 섭취 시 위장관장애가 나타날 수도 있으므로 주의해야 합니다. 평소 식단에 푸른 채소가 포함되어 있다면 합성비타민을 따로 챙겨 먹지 않아도 충분히 섭취가 가능하며 식후에 먹는 과일도 비타민 C 섭취에 큰 도움을 줍니다. 

합성비타민으로 섭취 시에는 제품마다 섭취 방법이 상이하기 때문에 섭취 방법을 꼭 확인해야 합니다.

 

 

비타민 C 메가도스

비타민 C 메가도스 요법이란 말 그대로 비타민 C를 권장 섭취량 보다 과용량으로 복용하는 것입니다. 상한 섭취량(Tolerable Upper Intake Level, UL)이 높은 수용성이라는 특징 덕분에 이런 과용이 실현될 수 있었습니다. 역사적으로 노벨상 2관왕인 라이너스 폴링(Linus Carl Pauling)이 비타민 C 메가도스 요법을 주장했고 그의 명성에 힘입어 비타민 C 메가도스 요법이 유행하기 시작했습니다. 국내에서는 90년대 말부터 이왕재 박사가 적극적으로 메가도스 요법을 지지하여 이때부터 시작된 열풍이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아직까지도 찬론과 반론으로 치열하게 싸우고 있는 주제로 비타민 C라는 물질이 세상에 공개된 지 긴 시간이 되지 않은 탓에 부족한 표본과 장기간 연구 결과가 없다 보니 효과나 부작용 여부를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는 단계가 아니라고 합니다. 메가도스를 통해 실제로 효과를 본 사람도 있기도 하지만 이 효과가 메가도스로 인해 긍정적인 효과를 봤다고 보기엔 아직까진 어려운 상황이라고 합니다. 현재 세계보건기구에서는 비타민 C 메가도스는 권장하지 않는 방법이라고 합니다. 부작용으로부터 비교적 안전할 뿐이지 부작용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보니 설사, 결석, 용혈 등 부작용 발생 시 메가도스를 즉시 중단하여야 합니다.

 

 

비타민 C와 화장품

비타민 C

비타민 C와 화장품(출처: Adobe Stock 무료 라이선스)

 

비타민은 섭취를 넘어서 화장품으로도 큰 활약을 하고 있습니다. 비타민 C를 피부에 직접 바르면 강력한 항산화 작용을 하기 때문에 안티에이징 화장품, 미백 기능성화장품의 원료로 사용됩니다. 피부가 자외선에 노출되면서 티로시나아제 효소가 멜라닌 세포 내의 티로신을 산화시켜 멜라닌 색소가 생성되는데 비타민 C의 항산화 작용으로 티로신의 산화를 억제하여 멜라닌 색소 생성을 줄여주는 원리입니다. 미백 기능이 대표적이며 그 외에도, 세포의 산화로 인해 진행되는 피부 노화를 막아 탄력, 주름 개선 등에도 도움을 준다는 다양한 연구 결과가 보고되고 있습니다. 실제로 바르면 피부가 살짝 따끔하고 화끈거리다 보니 아토피가 있거나 민감성 피부는 사용하지 않는 것을 권장합니다. 여드름 부위나 상처가 있는 부위는 이런 자극이 더 크게 느껴지고 2차 감염의 우려가 있어 사용을 피해야 합니다.

 

 

마치며

비타민 C

건강은 내일을 준비하는 첫걸음!(출처: Adobe Stock 무료 라이선스)

 

이처럼 다양한 분야에서 폭넓게 사용되는 비타민 C는 단순한 영양소를 넘어, 우리의 일상과 건강을 지키는 중요한 요소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비타민 C의 다양한 효능을 잘 이해하고, 필요에 맞게 활용한다면 더 건강한 삶을 만들어 나가는데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건강한 생활을 위해 오늘부터 비타민 C 섭취에 신경 써보는 건 어떨까요?

 

 

참고 자료


EDITOR

김민준

Bioinformatics System Dept. · Develo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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