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섯 번째 LabStory가 찾아왔습니다!
이번에는 차세대 연구를 선도하고 계신 젊은 교수님을 만나 뵙고 왔는데요, 그 주인공은 차 의과학대학교 차세대 단백체학 연구실을 이끄는 박준호 교수님입니다.
인터뷰를 통해 단백체학의 중요성과 교수님의 연구에 대해 알아보았고, 더불어 교수님의 연구 여정과 비전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단백체학은 생체 시료 내 모든 단백질(단백체)을 연구하는 학문으로, 단백질의 발현, 기능, 상호작용을 분석하여 세포 내 생물학적 과정을 이해하는 데 중점을 둡니다. 단백질은 세포 내 모든 주요 기능을 수행하는 핵심 요소이기 때문에, 질병의 원인과 진행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특정 단백질의 돌연변이, 과잉 생산 또는 부족은 질병을 유발할 수 있으며, 이러한 단백질을 표적으로 하는 치료법은 질병 치료에 효과적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항암제나 항체 치료제는 특정 단백질을 억제하거나 조절하여 암세포의 성장을 억제합니다.
질병 정복을 위해 열정을 다하고 계신 박준호 교수님의 차세대 단백체학 연구실로 함께 가보시죠!
Introducing the Professor
Q. 안녕하세요. 박준호 교수님! 교수님과 차세대 단백체학 연구실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차세대 단백체학 연구실 구성원과 어떤 연구를 하시나요?
우리 연구실은 저와 함께 일하는 연구 교수 1명, 전임 연구원 1명, Post-doc 1명, 대학원생 3명으로 이뤄진 연구실입니다. 우리 연구실에서는 질량분석 기반의 단백체학 분석을 통해 생체 시료 내 단백체 발현 프로파일을 현재의 수준보다 더욱 정밀히 측정하고, 인간 질병의 병태생리에 관여하는 유의미한 단백질 바이오 마커를 발굴하는 연구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단일 세포 단백체학 및 공간 단백체학 분석법 등의 새로운 단백체 분석 기술을 개발하는 연구도 수행하고 있습니다. 저희 연구실은 wet lab과 dry lab을 모두 갖추고 있어 실험부터 데이터 분석까지의 과정을 모두 수행합니다. 다른 연구실과의 차별성까지는 아니지만, 저희 연구실에서 추구하는 바는 단백체학 연구의 모든 과정을 스스로, 문제없이 할 수 있도록 교육하는 것입니다. 이는 단백질 생화학의 이해가 요구되는 시료의 전처리부터 HPLC, nano-LC, 그리고 질량분석기를 직접 구동하여 데이터를 생산하는 것, 그리고 획득한 데이터를 분석하고 논문으로 작성하는 과정까지를 포함합니다. 우리 연구실에서 배운 다음 어느 곳에 가더라도 단백체학 연구자로서 충분히 맡은 바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역량을 기르는 것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Q. 이 분야를 선택하게 된 계기가 있으실까요?
차 의과학대학교 박준호 교수님
저는 학창 시절부터 생명과학 또는 의학 연구를 업으로 삼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정확히 어떤 분야의 연구에 천착할지는 정하지 못하고 있던 시절, 좋은 기회가 생겨서 (훗날의 지도 교수님께서 운영하시는) 단백체학 연구실에서 여름방학 동안 인턴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 당시에는 이 일에 큰 매력을 느끼지는 못했었는데, 그 후로 진로에 대해 생각할 때마다 단백체학 연구실에서의 기억이 자꾸 떠오르더라고요. 단백체학이 최첨단의 High-throughput 장비를 사용한다는 점에 끌렸던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기계에 관심이 있다거나 얼리어답터는 아니긴 하지만, 공부를 하다 보니 최첨단 장비를 사용하는 연구에 흥미가 생기게 됐습니다. 그러다가 단백체학 연구실로 진학하여 본격적으로 연구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Introducing the Lab
Q. 차세대 단백체학 연구실을 한 문장으로 표현한다면?
체계적인 사고와 탐구심을 바탕으로 단백체학의 도전적인 과제를 해결하는 연구실
차 의과학대학교 차세대 단백체학 연구실의 연구원들과 박준호 교수님
Q. 박준호 교수님께서는 24편이 넘는 논문을 내셨는데요, 이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논문 또는 프로젝트는 무엇인가요?
박준호 교수님의 첫 번째 발표 논문
첫 번째 발표한 논문이 가장 기억에 남는 것 같습니다. 많이 고생했기 때문에 그런 것 같습니다. 이 논문은 인간 췌관 내 유두상 점액낭종과 낭종액의 단백체를 분석했으며, 그전에 잘 알려지지 않았던 이 시료에서의 단백체 구성과 돌연변이 단백질들을 밝혀냈습니다. 추가 논문은 저희 연구실 웹사이트(링크: https://sites.google.com/view/cprt/publications)를 참고 부탁드립니다.
Q. 현재는 어떤 연구 주제를 중점적으로 다루고 계신가요?
현재 연구실에서 여러 가지 연구를 진행 중에 있는데요, 먼저 질병 바이오 마커 발굴 관련하여서는 치매 및 경도인지장애를 조기에 진단할 수 있는 바이오 마커의 개발, 임신중독증의 조기 진단용 바이오 마커 개발, 유방암 치료 예후 예측용 바이오 마커 개발 연구 등이 있습니다. 신경과학 쪽에서는 파킨슨병, 헌팅턴병, 자폐 스펙트럼의 기전 연구를 수행 중에 있으며, 기술 개발 파트에서는 미세 조직과 단일 세포에 대한 단백체학 분석법을 개발하는 연구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바이오 마커에 대해 조금 더 자세히 말씀드리자면, 바이오 마커는 질병의 진단 및 예후 예측에 활용되는 중요한 지표입니다. 예를 들어, 당뇨병의 경우 공복 혈당 수치를 직관적인 진단용 바이오 마커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신경계 질환이나 암과 같은 복잡한 질환에서는 바이오 마커가 충분치 않으며, 보다 훌륭한 성능의 바이오 마커가 요구되고 있습니다.
바이오 마커 발굴 연구 프로세스
저희 연구실에서는 다양한 질환의 바이오 마커를 발굴하기 위해 혈액 단백질 바이오 마커 발굴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단백질 바이오 마커 발굴 연구는 일반적으로 마우스 모델이나 20~30명의 소규모 코호트를 대상으로 한 비교 분석으로 시작됩니다. 이 과정에서 혈액 내 약 2,500개의 단백질을 비교하고,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를 보이는 단백질을 탐색하여 차후 대규모 연구로 확장합니다. 마우스 실험에서 시작해 소규모 코호트를 거쳐 수천 명 규모의 대규모 코호트로 연구를 확대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이러한 접근법은 바이오 마커 발굴의 신뢰성을 높이고, 잠재적 진단 지표의 임상적 유용성을 검증하는 데 필수적입니다.
With Insilicogen
Q. 인실리코젠과는 어떻게 협업하고 계실까요?
인실리코젠 마케팅팀과 박준호 교수님
인실리코젠과는 제가 Ingenuity pathway analysis (IPA)를 사용하게 되면서 인연이 맺어졌습니다. 제가 박사 학위 과정 중에 있을 때, 해외 논문에서 IPA를 단백체학 데이터 분석에 활용한 사례를 보고 IPA를 단백체 데이터에 접목시켜보고 싶어서 사용하기 시작하였습니다. 처음으로 IPA를 접목하였을 때, 좋은 성과를 내었기 때문에 그 이후로도 쭉 사용하고 있습니다. 벌써 8년째 사용 중인데요, 저는 여전히 IPA의 많은 기능들을 사용하여 단백체 데이터로부터 생물학적 및 임상적으로 유의미한 결과를 도출하고 있습니다.
Q. IPA solution의 활용 사례(논문 등)를 소개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정량 단백체학 분석을 통해 Case vs. Control group 간 유의미한 발현 차이를 보이는 단백질을 찾고 이들이 연관된 Pathway를 찾을 때, 항상 IPA를 활용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외상성 뇌 손상 동물 모형의 두 가지 유형을 비교 분석한 논문이 출판되었는데요, 이 논문에서도 IPA가 적극적으로 활용되었습니다. (Park et al., J Proteome Res, 2024) 저는 외상성 뇌손상 동물 모형들에서 유의미하게 발현 차이를 보이는 단백질들을 찾았고, 이 단백질들과 연관되어 있음이 알려진 질병과 생물학적 기능들을 탐색하였습니다. 또한, 동물 모형의 조직 시료가 종적으로 수집되었기에 외상 후 시간에 따른 신호전달경로의 활성화도가 예측되었습니다.
박준호 교수님의 무물(무엇이든지 물어보세요)!
Q. 질병 연구를 많이 하시는데 건강 관리는 잘하고 계신가요?
많은 질병에는 유전적인 요소가 크게 작용합니다. 그러나 환경적인 요소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에, 저는 담배는 전혀 피우지 않고 술도 즐겨 마시지 않습니다. 운동은 대학생 때 유산소 운동을 꾸준히 했고, 요즘도 하려고 노력 중이지만 꾸준히 하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또한, 종합 비타민과 같은 영양제를 챙겨 먹고 있으며, 프로폴리스를 꾸준히 섭취하면서 컨디션이 좋아진 것을 느끼고 있습니다.
Q. 앞으로의 목표가 있으시다면 무엇일까요?
연구실에서 한컷
다른 연구자들이 많이 인용하고, 또 재현할 수 있는 단백체학 기술을 개발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사명'이라고 하기엔 조금 부끄럽지만, 많은 질병을 정복하는 데 기여하고 싶습니다.
Q. 밸런스게임: 대학원생 때와 지도교수가 되신 후, 언제가 더 힘드신가요?
비교하기는 조금 어렵지만, 대학원생 시절이 더 힘들었던 것 같습니다. 공부해야 할 것이 너무 많았고, 불확실한 미래와 주변의 눈치를 보며 지내야 했던 점이 힘들었습니다. 지금은 학생들을 보다 잘 이해하기 위해 그때의 기억을 잊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대학원 시절이 힘들었음에도 연구에 대한 재미가 있었기에 견딜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학생들이 공부하고 연구하는 즐거움을 느끼게 하려고 합니다.
Q. 혹시 교수님의 MBTI는 무엇인가요?
용의주도한 전략가, INTJ
저는 MBTI가 부정확하고 비과학적이라고 생각해서 잘 이야기하지는 않지만(사람을 16가지 유형으로 나눈다는 것이 말이 안 되는 것 같습니다^^), 그래도 검사 결과로는 INTJ가 나왔습니다. 재미있는 점은, INTJ 성향인 사람들의 특징 중 하나가 MBTI를 부정하는 것이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어쩐지 MBTI에게 패배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Q. 연구자로 성장하시면서 가장 큰 영향을 받은 과학자, 혹은 스승이 있으실까요?
제게 단백체학을 처음 알게 해 주셨던 지도 교수님이신 前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김영수 교수님께 많은 영향을 받았습니다. 가끔씩 제게 지도 교수님의 모습이 보여서 문득 놀랄 때가 많습니다. 그리고 제게 영향을 준 연구자 중에서 꼭 빼놓을 수 없는 분은 학위 과정 동안 사수이셨던 서울대학교병원 한도현 교수님입니다. 지금도 멘토로 생각하는 분이며, 제게 단백체학의 많은 기술들뿐만 아니라 과학 연구에 임하는 자세도 가까이에서 가르쳐주신 분입니다.
마지막으로
Q. 함께하며 성장해 나가는 연구원분들께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2023년 국제 단백체학회 연례학술대회에서 (출처: 차세대 단백체학 연구실)
먼저, 많이 부족한 저와 함께 연구를 하고 있어서 고맙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습니다. 우리가 지금 시점에 만나서 팀을 이룬 것은 분명 어떤 인연이 작용한 것입니다. 저는 이 인연을 소중하게 생각하고 있고, 모두에게 최선을 다할 것을 이 자리를 빌려 말씀드립니다.
저희 연구실 학생들에게는 현재를 소중히 생각하면서 배우고 익히는 일에 전념하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습니다. 돌이켜 생각해 보니 선배들이 이야기하곤 했던 “대학원생 때가 좋은 것이다.”라는 말은 진리이더라고요. 학위 과정을 마친 뒤로 연구자의 인생은 마치 롤러코스터를 탄 것처럼 빠르고, 멈출 수 없이 흘러가게 되는 것 같습니다. 그 레일 위에서 연구자가 중간에 멈춰서 무언가를 배우기 위해 시간을 낸다는 것은 학계에서 잘 허락되지 않는 일인 것 같습니다. 그러면서 끊임없이 능력을 평가받게 되지요. 그래서 학생일 때에, 잘 모르는 것을 배운다는 것이 바람직한 모습일 때에 전념을 다해 배우길 바라고 있습니다.
연구를 업을 삼은 연구실의 연구원들에게는 연구로 인한 스트레스를 배출할 수 있는 방법을 꼭 찾기를 제언합니다. 연구자로서의 삶은 다른 직종에 비해 스트레스가 큰 편이며, 그런 스트레스가 적절한 시점에 제대로 제거되지 않으면 좋은 판단을 하지 못하게 되고, 그러면서 더 연구로부터 스트레스를 많이 받게 되는 악순환에 빠지게 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연구자는 취미 활동 등을 통해 스트레스를 잘 해소하고, 다시 가뿐한 마음으로 연구실에 오는 것이 중요합니다. 당장 스트레스를 푸는 일조차 마음에 부담이 될 수 있지만, 조금 멀리 바라보고, 멀리 갈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하고 스트레스를 컨트롤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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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ference
인실리코젠의 디지털 마케터가 전하는 생물정보 이야기
EDITOR
Digital Marketer
FLEX Dep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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