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人Co 블로그 구독자 여러분!
거머리, 지렁이, 개불, 낙지, 장수하늘소 및 돌 멍게의 공통점은 무엇일까요?
바로 무척추동물이라는 점인데요!
사실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생물은 모두 척추동물(사람, 강아지, 고양이 등)이기 때문에 무척추동물이 상대적으로 적을 것 같지만, 무척추동물이 척추동물보다 수가 훨씬 더 많으며 전체 동물의 97%를 차지한다고 합니다.
이렇게 희귀한 듯 희귀하지 않은 무척추동물을 이용한 연구를 펼치고 계시는 분이 있습니다.
현재는 거머리 침샘에서 분석한 전사체를 기반으로 AMP 분석, 항염증 특이 유전자 분석을 진행하고 계시는데요,
다양한 생명현상들의 분자 진화적 연결고리를 이어주는 중요한 모델시스템인 촉수담륜동물문(Lophotrochozoa)에 속하는 해양 및 담수 무척추동물모델시스템의 각종들을 분자생물학적, multi-omics 방법을 이용해 연구를 수행하고 있는 충북대학교 Regeneration & Evo-Devo 조성진 교수님 Lab에 다녀왔습니다!
Introducing the Professor
Q. 人Co 블로그 구독자 분들께 자기소개와 어떤 연구를 하고 계신지 말씀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충북대학교 생물학과 조성진 교수입니다.
저희 재생 및 진화 발생(Regeneration & Evo-Devo) 연구실에서는 다양한 생명현상들의 분자 진화적 연결고리를 이어주는 중요한 모델시스템인 촉수담륜동물문(Lophotrochozoa)에 속하는 거머리(환형동물), 지렁이(환형동물), 개불(환형동물), 낙지(연체동물), 장수하늘소(절지동물) 및 돌 멍게(후구동물) 등 해양 및 담수 무척추동물모델시스템을 이용하고 있습니다. 종(species)들의 NGS 데이터를 통해 전장 유전체(Whole genome) 및 전사체(transcriptome) 분석을 진행하고 발생과정에서 전반적인 발생 메커니즘, 체절 형성 과정, 난할 형성 과정 및 재생과정 등을 분자생물학적, multi-omics 방법을 이용하여 연구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또한 유용성 동물의 천연 유용 물질 활용 및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개발을 연구합니다. 이와 더불어 진화 발생생물학(Evolutionary Developmental Biology, Evo-Devo) 연구를 접목하여 각종들의 유전체 비교 및 유용 유전자들의 분석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Introducing the Lab
Q. Lab을 쭉 둘러보니 바쁘게 움직이고 계신 분들이 많은데요. 현재 재생 및 진화 발생(Regeneration & Evo-Devo) 연구실에서는 구성원들과 어떤 연구를 하고 계신가요?
첫 번째로는 Regeneration-Evo-Devo 연구를 진행하고 있어요.
재생(regeneration)은 일부 무척추 및 척추동물의 성체에서 일어나는 독특한 발생과정인데요.
인간 배아 줄기세포(Embryonic Stem Cell) 및 유도만능줄기세포(iPS: induced Pluripotent Stem Cell)의 분자적 조절 기작을 연구하기 위한 매우 유용한 연구 모델 시스템이죠. 1905년 토마스 모건이 플라나리아 재생연구를 시작한 이래로 플라나리아와 양서류를 중심으로 관련 연구가 진행되고 있으나 지금까지 외배엽, 중배엽, 및 내배엽 (3배엽성) 재생에 대한 핵심적인 분자적 메커니즘은 알려진 바가 없어요. 우리 연구실에서는 동일 종 간 재생 가능 종과 불가능한 종을 모델시스템으로 이용하여 이미 분석한 재생 가능한 지렁이 종의 chromosome 수준의 전장 유전체(whole Genome)를 기반으로 재생할 수 없는 지렁이 종의 전장 유전체와 비교 분석하여 재생 및 발생에 관련된 분자 기작을 연구하고 이를 통해 사람에게 적용할 수 있는 후보 유전자를 발굴하여 그 기능을 자세히 분석하고자 해요.
두 번째로는 Eco-Evo-Devo 연구를 진행하고 있어요.
Eco-Evo-Devo는 Ecological Evolutionary Developmental Biology를 뜻하는데요.
유기체의 환경, 유전자 및 발달 사이의 상호 작용의 기초가 되는 규칙을 밝히고 이러한 규칙을 진화 이론에 통합하는 것을 뜻해요. Regeneration & Evo-Devo 연구실에서는 담수, 해수, 육상에 서식하는 거머리의 전장 유전체 분석을 통하여 다양한 환경에 어떻게 적응진화하였는지 규명하고 또한 동물의 피를 흡혈하는 거머리의 침샘에서 분비되는 물질이 다양한 온도에서 작용하는 기전을 진화적으로 어떻게 획득하였는지를 연구하고 있답니다. 해양 동물로는 개불, 낙지, 돌 멍게를 모델로 이용하며, 낙지의 경우 전장 유전체 및 발생단계별 전사체를 분석한 후 척추동물과 비교하여 눈과 뇌의 진화적-발생학적 차이점을 연구하고 있어요.
거머리의 겉모습이 비호감이라구요?
겉모습이 비호감인 거머리이지만 사실은 오래전부터 그 효능을 인정받아 치료목적으로 많이 사용되고 있다고 합니다. 거머리는 피를 흡혈하며 히루딘이라는 항응고제 성분을 분비하게 되는데요. 이 히루딘이라는 성분은 진통 효과와 가려움증 억제, 항염증 효과, 새로운 신생 조직의 촉진 등의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따라서 혈액 응고를 방지하고 순환을 원활히 해야 하는 수술 시 사용됩니다. 손가락이나 발가락이 절단돼 접합해야 하는 수술, 말초혈관이 썩는 버거씨병, 새로운 피부 조직을 이식하는 재건 수술에 사용됩니다. 실제로 미국 식품의약처(FDA)에서는 히루도 메디키날리스(Hirudo medicinalis)라는 거머리 종을 의료기구로 승인하였습니다.
What makes our Lab special
Q. 연구실에 다양한 실험 도구나 공간들이 있는 것 같은데요. 재생 및 진화 발생(Regeneration & Evo-Devo) 연구실의 일하는 방식이나 연구실만의 특징은 무엇인가요?
우리 연구실의 큰 특징은 연구실 내에서 수정-발생-성체를 키울 수 있는 진화-분류학적으로 중요한 위치에 있는 동물모델을 확보한 것으로 생각합니다.
유전체분석을 통해 발굴된 유전자들의 중요한 기능을 알아보기 위해서는 모델 동물들의 배아(embryo)가 필요해요. 따라서 재생과정, 배아 발생과정 동안 유전자들의 공간적 발현양상, Cas9 실험을 통한 유전자들의 기능연구를 Evo-Devo 접근 방식을 통해 연구를 진행할 수 있는 것이 저희 연구실입니다.
Q. 무척추동물을 다루고 NGS 기반으로 연구도 진행하고 이런 연구들이 흔하게 생각할 수 있는 주제는 아닌 것 같아요! 교수님께서 Regeneration & Evo-Devo 연구실을 한 문장으로 표현한다면 어떻게 얘기할 수 있을까요?
우리 연구실은 “베스트 원 (The Best One)이 아닌 온리 원(The Only One)”이라고 생각합니다. 유전체, 재생, 동물발생학과 Evo-Devo의 융복합 연구를 수행할 수 있는, 충북대학교에서만 연구할 수 있는 “The Only One 연구실”입니다.
Q. 다른 기관이나 기업들과 함께 연구를 진행할 때도 있으실 것 같은데요. 인실리코젠과는 어떻게 인연을 맺게 되셨나요?
인실리코젠과는 본 연구실에서 진행하는 유전체 분석을 진행하면서 첫 인연을 맺게 되었어요.
다른 생물정보회사와는 다르게 각 동물의 이해도와 열정이 가득한 유전체 분석 연구팀이 정말 많은 도움과 자문을 해 주었죠. 현재는 거머리 침샘에서 분석한 전사체를 기반으로 AMP 분석, 항염증 특이 유전자 분석을 공동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인실리코젠의 연구소(RDC) 신윤희 수석님이 파트너십으로 진행하는 프로젝트에 관련된 논의와 학생 및 연구원들과의 소통을 위해 충북대학교에 방문하셔서 많은 학생이 참석한 가운데 세미나를 진행해주셨습니다.
유익한 시간을 제공해주신 신윤희 수석님께 이 자리를 빌려 감사의 말씀 전해드리며, 앞으로도 좋은 관계를 이어 나갔으면 좋겠습니다.
Regeneration & Evo-Devo 연구실에 관심 있는 학생들 주목!
Q. Regeneration & Evo-Devo 연구실에 관심이 있는 학생들이 참고하면 좋을 연구실의 대표적인 논문은 무엇이 있을까요? 추천 부탁드립니다.
Regeneration & Evo-Devo 연구실에 관심이 있다면 아래의 논문을 읽어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 Current Topics in Developmental Biology. Emerging Model Systems in Developmental Biology. Chapter Fifteen - Glossiphoniid leeches as a touchstone for studies of development in clitellate annelids. David A. Weisblat. Pages 433-468
- Head transcriptome profiling of glossiphoniid leech (Helobdella austinensis) reveals clues about proboscis development. Kwak HJ, Lee SG, Park SC, Kim JH, Weisblat DA, Park C, Cho SJ. Open Biol. 2022 Mar;12(3):210298. doi: 10.1098/rsob.210298. Epub 2022 Mar 2.
- The genome of common long-arm octopus Octopus minor. Kim BM, Kang S, Ahn DH, Jung SH, Rhee H, Yoo JS, Lee JE, Lee S, Han YH, Ryu KB, Cho SJ, Park H, An HS. Gigascience. 2018 Nov 1;7(11):giy119. doi: 10.1093/gigascience/giy119.
- Characterization of Perionyx excavatus Development and Its Head Regeneration. Bae YS, Kim J, Yi J, Park SC, Lee HY, Cho SJ. Biology (Basel). 2020 Sep 5;9(9):273. doi: 10.3390/biology9090273.
- Differential expression of conserved germ line markers and delayed segregation of male and female primordial germ cells in a hermaphrodite, the leech helobdella. Cho SJ, Vallès Y, Weisblat DA. Mol Biol Evol. 2014 Feb;31(2):341-54. doi: 10.1093/molbev/mst201. Epub 2013 Nov 11.
- Insights into bilaterian evolution from three spiralian genomes. Simakov O, Marletaz F, Cho SJ, Edsinger-Gonzales E, Havlak P, Hellsten U, Kuo DH, Larsson T, Lv J, Arendt D, Savage R, Osoegawa K, de Jong P, Grimwood J, Chapman JA, Shapiro H, Aerts A, Otillar RP, Terry AY, Boore JL, Grigoriev IV, Lindberg DR, Seaver EC, Weisblat DA, Putnam NH, Rokhsar DS. Nature. 2013 Jan 24;493(7433):526-31. doi: 10.1038/nature11696. Epub 2012 Dec 19.
- Evolutionary dynamics of the wnt gene family: a lophotrochozoan perspective. Cho SJ, Vallès Y, Giani VC Jr, Seaver EC, Weisblat DA. Mol Biol Evol. 2010 Jul;27(7):1645-58. doi: 10.1093/molbev/msq052. Epub 2010 Feb 22.
Be inspired!
Q. 마지막으로 함께하며 성장해 나가고 있는 연구원분들께 힘이 될 수 있는 한마디 남겨주세요.
현대생명과학 연구는 분야별로 점점 복잡하고 세분되고 있지만 한 가지 생물학적 과정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여러 분야에 걸친 통합적인 연구가 필요해요.
이러한 연구 분야가 Evo-Devo 분야인 것 같습니다. Evo-Devo 연구 분야는 유전체, 전사체, 분류학, 발생학, 분자생물학, Cas9 등 모든 분야가 입체적으로 연결이 되어야만 하나의 생명현상을 이해할 수 있거든요.
“무엇을 어디에서 연구할 것인가 보다 왜, 무엇을 위해서 연구해야 하는가?”를 치열하게 고민하세요. 저는 이런 치열한 고민 없이 좋아하는 마음 하나로 주저 없이 Evo-Devo 연구란 학문에 첫발을 떼었지만, 달도 차면 기울듯이 아무리 절절 끓는 가슴도 시간이 흐르면서, 갈등과 고민에 치이면서, 조금씩 식어갑니다. 뜨거운 것을 차갑게 하기 위해서는 그냥 놔두면 되지만, 차가운 것을 뜨겁게 만들기 위해서는 반드시 에너지가 필요하거든요.
끝으로 이 세상에는 두 가지 종류의 직업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나는 미치지 않으면 할 수 없는 일, 나머지 하나는 굳이 미치지 않아도 할 수 있는 일. 생명과학을 공부하는 것이야말로 첫 번째의 가장 대표적인 예가 아닐까요?
한눈팔지 않고 처음 그대로의 뜨거운 가슴으로 끊임없이 내 일에 미칠 수 있는 나를 만드는 것, 그 어떤 학문적 능력보다 우선되어야 하는 과학을 공부하는 사람의 자세가 아닌가 합니다. 마지막으로 제가 생각하는 Evo-Devo 연구는 "crazy","sexy","cool"로 표현하고 싶습니다.
이렇게 열정이 가득하신 영화배우 이범수를 닮은 충북대 조성진 교수님을 만나보았습니다! 교수님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남들이 가지 않을 길을 걸어갈 때 선구자로서, 또 개척자로서 분명히 많은 어려움과 시행착오가 있지만 그만큼 더 보람되고 값진 결과물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을 직접 보여주신 것 같습니다. 조성진 교수님의 Regeneration & Evo-Devo Lab의 발전을 기원하며 연구를 통해 많은 천연 유용 물질이 개발되고 자가면역질환 치료제가 개발되기를 기대합니다!
Reference
인실리코젠의 디지털 마케터가 전하는 생물정보 이야기
EDITOR
Digital Marketer
FLEX Dept.
'STORAGE' 카테고리의 다른 글
탈모에 대한 속설, 과연 사실일까? (0) | 2023.05.08 |
---|---|
"ChatGPT"가 뭐길래?! (0) | 2023.04.10 |
알파 가문 막내아들: 알파 시리즈, 어디까지 왔는가? (0) | 2023.03.10 |
산모 혈액을 이용한 비침습 산전 검사(NIPT)란? (0) | 2023.02.27 |
트렌드 코리아 2023 : 더 높은 도약을 준비하는 검은 토끼의 해 (0) | 2023.01.30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