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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걷기 지겹다면? 함께 걷는다는 것의 의미: 소셜 워킹 그룹

2025. 7. 28. 15:16

걷기, 건강

 

혼자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며 걷는 것도 좋지만, 가끔은 누군가와 이야기 나누며 걷고 싶을 때가 있지 않나요? 요즘 MZ세대 사이에서는 소셜 워킹 그룹(Social Walking Group), 일명 '걷기 모임'이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이 걷기 모임의 목표는 단순합니다. 함께 걸으며 가볍게 이야기하고, 일상의 피로를 풀고, 새로운 인연을 만드는 것입니다. 

 

러닝 크루(Running Crew)가 조금 부담스러웠다면, 이번엔 워킹 크루(Walking Crew)로 마음 편히 시작해 보는 건 어떨까요?

 

함께 걷는 사람들

(출처: ChatGPT 생성)

 

 

함께 걷기, 또는 소셜 워킹 그룹(Social Walking Group)이란?

소셜 워킹 그룹은 같은 시간, 같은 장소에서 여러 사람이 모여 일정 거리를 함께 걸으며 서로 교류하고 관계를 맺는 활동을 말합니다. 단순히 몸만 움직이는 운동을 넘어 사회적 고립을 예방하고 마음의 안정감을 높여주는 소셜 웰니스 활동의 하나로, 공식 용어나 제도화된 이름은 아닙니다.

 

 

그렇다면 왜 ‘걷기’ 일까?

 

걷기, 건강

걷기

(출처: 서울시 50 플러스포털)

 

걷기는 운동화 하나만 있으면 언제 어디서나 실천할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부담 없는 활동입니다. 특히 함께 걷는다는 행위는 단순한 신체 움직임을 넘어, 사람 사이의 정서적 연결을 자연스럽게 만들어 줍니다. 

심리학에서는 같은 방향과 속도로 함께 걷는 것만으로도 동질감을 형성하게 된다고 설명합니다. 이를 ‘행동 동기화(Behavioral Synchrony)’라 하며, 실제로 같은 리듬으로 나란히 걷는 것만으로도 무의식적인 협력 의식과 친밀감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Wiltermuth & Heath, 2009).

 

실제로 나란히 걷는 상황은 마주 보고 대화할 때보다 훨씬 덜 어색하고, 시선도 자연스럽게 분산되어 심리적 부담을 줄여줍니다. 대화가 잠시 멈추더라도 함께 걷는 발걸음 소리가 침묵을 채워줘 편안함을 유지하게 됩니다.

 

또 대화가 잠시 멈추더라도 어색한 침묵이 흐르지 않습니다. 함께 걷는 발걸음의 리듬과 주변의 소리들이 그 빈 공간을 자연스럽게 채워주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걷는 행위 자체가 서로 간의 심리적 거리감을 줄이고, 편안한 교감을 유도합니다.

 

이러한 정서적 효과 외에도, 걷는 행위 자체는 신체 건강에도 매우 유익한 운동입니다. 리듬감 있는 움직임은 긴장을 완화하고, 스트레스 호르몬의 분비를 억제해 마음을 안정시키는 데 도움을 줍니다. 


뿐만 아니라, 꾸준한 걷기 습관은 심혈관 기능을 강화하고, 혈압을 낮추며, 체중 관리에도 효과적입니다. 하루 30분 이상의 빠른 보행은 당뇨병, 고혈압, 관절 질환 등 만성 질환 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도 다수 보고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주목할 점은, 걷는 활동이 신경생리학적으로도 긍정적인 변화를 유도한다는 것입니다. 지속적인 보행은 중추신경계에 작용해 뇌에서 도파민(Dopamine), 세로토닌(Serotonin), 엔도르핀(Endorphin) 등, 일명 ‘행복 호르몬’으로 알려진 신경전달물질의 분비를 활성화합니다.

 

이러한 물질들은 우울감 완화, 기분 개선, 정서적 안정, 그리고 감정 조절과 동기 부여 향상에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 도파민(Dopamine)은 동기 부여, 집중력, 보상 반응과 관련되어 있으며, 운동 후의 상쾌함이나 목표 달성 후 느껴지는 뿌듯함에도 깊이 관여합니다. 
  • 엔도르핀(Endorphin)은 통증을 경감시키고 기분을 좋게 하는 자연 진통제 역할을 하며, 
  • 세로토닌(Serotonin)은 수면, 식욕, 감정의 균형을 조절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합니다.

 

결국 걷기는 단순한 신체 활동을 넘어, 뇌의 화학적 균형과 정서적 회복력을 함께 증진시키는 통합적 웰니스 행위라 할 수 있습니다. 일상의 작은 걸음이 뇌를 활성화하고, 마음을 단단하게 만들어주는 셈입니다.

 

 

세계 곳곳에서 함께 걷는 사람들

1. 영국 'Women Who Walk'

 

Women-Who-Walk-Guildford-Event

(출처: Women-Who-Walk 공식 홈페이지)

 

영국에서 시작된 Women Who Walk는 혼자 걷기보다는 함께 모여 산책하며 자연스럽게 교류하고 고립감을 덜어내기 위해 만들어진 여성 모임입니다. 2023년 9월, 새로운 곳으로 이사 온 두 친구 Lisa와 Soph가 “어떻게 하면 좋아하는 걷기와 새로운 만남을 자연스럽게 이어갈 수 있을까?”라는 고민에서 시작되었고, 지금은 80명 이상의 여성이 함께하고 있습니다.

 

 

2. 로스앤젤레스 'Men Walking, Men Talking'

 

Men Walking, Men Talking

(출처: Men Walking, Men Talking 공식 홈페이지)

 

Men Walking, Men Talking은 미국 LA에서 시작된 남성 전용 걷기 모임으로, 새로운 동네에 이사 온 한 남성 Jonathan Jacobs이 Reddit에 “같이 걸을 남자가 있을까요?”라는 글을 올리면서 시작되었습니다. 이 모임은 격주 일요일 저녁마다 만나서 걸으며 시공업자 추천부터 건강 이야기까지 삶의 소소한 순간들을 함께 나누며, 팬데믹 이후 고립감을 느낀 남성들이 자연스럽게 마음의 벽을 허물고 연결될 수 있는 안전한 공간이 되고 있습니다.

 

 

3. 볼티모어 'Girls Who Walk Baltimore'

 

걷기, 건강

Girls Who Walk Baltimore

(출처: Girls Who Walk Baltimore 공식 인스타그램)

 

Girls Who Walk Baltimore는 미국 볼티모어에서 만들어진 볼티모어 지역 여성들의 걷기 모임으로, 공동 창립자인 Summer Twist와 Emily Trageser가 2024년 3월 인스타그램으로 참가자를 모집해 캔턴 워터프런트 공원에서 첫 모임을 연 것이 시작이었습니다. 처음에는 10명을 예상했지만 60명이 모였고, 지금은 행사마다 약 1,200명이 함께 걷고 있습니다. 이 모임은 걷기를 통해 여성들이 고립감을 덜고 서로 지지하며 새로운 인연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연령에 상관없이 누구나 참여할 수 있으며, 지역 파트너십을 통해 건강과 웰빙, 관계 형성을 함께 돕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도 이어지는 함께 걷기

1. 광주시 '2025 걷기 문화 활성화 종합계획’

 

걷기, 건강

장애인의 날 걷기

(출처: 경기신문)

 

광주시는 ‘걷는 도시, 힘찬 광주’를 슬로건으로 내세우고, 시민들이 일상 속에서 자연스럽게 건강을 챙길 수 있도록 걷기 문화 활성화 종합계획을 수립해 다양한 참여형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모바일 앱 연계 걷기 챌린지, 걷기 기부 플랫폼, 야간 걷기 등 생활 밀착형 활동을 통해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만성질환 예방과 건강한 생활습관 형성에 기여하고 있습니다.

 

 

2. 시흥시 '가족사랑 걷기한마당'

 

걷기, 건강

2025년도 6월 가족사랑 걷기한마당 홍보 포스터

(출처: 시흥시보건소 건강도시과 블로그)

 

시흥시는 ‘가족사랑 걷기 한마당’을 정기적으로 개최하며, 시민들이 자연을 느끼며 함께 걷는 시간을 통해 일상 속 건강을 챙길 수 있도록 돕고 있습니다. 지난달 열린 행사에서는 옥구공원에서 곰솔누리숲까지 이어지는 두 개의 걷기 코스를 중심으로, 건강 상담, 치매 예방 활동, 걷기 자세 교육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함께 운영돼 시민들의 건강한 여가 활동에 기여했습니다.

 

 

어디서, 어떻게 함께 걷게 될까?

소셜 워킹 그룹은 모이는 사람과 목적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나뉘며, 누구와 어떻게 걷느냐에 따라 분위기도 달라집니다. 예를 들면, 말없이 함께 걸으며 각자의 생각을 정리하는 묵언 걷기(멍 걷기),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나누며 교류하는 대화 중심 걷기, 반려견과 함께하는 펫 산책, 풍경을 담으며 걷는 사진 산책 등 주제에 따라 다양하게 운영됩니다. 방식은 달라도 같은 길을 같은 속도로 함께 걷는다는 점이 핵심입니다.

이런 소셜 워킹 그룹을 찾는 방법도 어렵지 않습니다.
프립, 소모임, 온오프믹스 같은 플랫폼에 ‘걷기’, ‘워킹 크루’ 키워드만 검색해도 지역별 모임 정보를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또한 인스타그램 해시태그 #걷기 모임, #산책모임, #소셜워킹 등을 통해 실시간 후기를 참고할 수 있고, 동네 커뮤니티나 오픈채팅방을 통해 소규모 모임을 직접 만들어가는 경우도 많아졌습니다.
일부 지자체나 보건소 홈페이지에서도 주민 대상 걷기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참여 방법을 안내하고 있으니 함께 살펴보는 것도 좋습니다.

 

 

함께 걷기, 그 이상의 가치

소셜 워킹 그룹은 단순한 운동 모임이 아닙니다. 한 사람이 집 밖으로 나올 수 있게 돕고, 한 발짝 더 걸을 수 있도록 지지하는 작은 안전망입니다. 

여럿이 같은 길을 나란히 걷는 경험은 자연스럽게 고립감을 줄이고, 심리적 외로움을 덜어주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그 안에서 느끼는 정서적 안정감은 우울감이나 불안 같은 감정을 가볍게 하고, 꾸준한 신체 활동은 점차 에너지를 회복하게 해 줍니다. 

㈜인실리코젠은 이러한 걷기의 힘을 일상에서 누릴 수 있는 근무 환경을 갖추고 있습니다. 회사가 위치한 흥덕IT밸리 인근에는 광교호수공원은 물론, 하천을 따라 조성된 둘레길이 있습니다. 봄이면 벚꽃이 흐드러지게 피어나고, 여름에는 초록빛 울창한 숲이 우거지며, 가을이면 단풍이 노랗게 물들어 사계절 내내 아름다운 풍경을 자랑하죠. 

덕분에 많은 직원들이 날씨가 좋은 날이면 점심시간이나 휴식 시간에 둘레길을 따라 산책하며 리프레시하는 시간을 갖고 있습니다. 자연을 벗 삼아 걷다 보면 스트레스도 줄고 건강도 챙길 수 있어 직원들 사이에서 인기 있는 휴식 코스입니다. 산책 중에는 동료들과 소소한 대화를 나누며 유대감을 쌓을 수 있어, 건강과 관계 증진에 도움이 되는 의미 있는 시간으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2025년부터 점심시간이 1시간 30분으로 늘어나면서, 여유로운 식사와 산책까지 가능한 힐링 타임이 마련되었답니다.

 

회사가 위치한 흥덕IT밸리 근처 둘레길

(출처: 직접 촬영)

 

걷기에는 큰 준비도, 복잡한 약속도 필요 없습니다. 운동화 한 켤레만 있으면 충분합니다. 누구나 가볍게 시작할 수 있는 함께 걷기! 이 작은 움직임이 연결의 시작점이 됩니다. 고립을 깨는 첫걸음, 오늘부터 시작해 보면 어떨까요? 

 

 

참고자료


EDITOR

송지나

Bioinformatics System Dept. · Junior Develo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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