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열대 한가운데, 알록달록한 포장지 위에 만화 캐릭터가 반짝이면 아이의 눈도 함께 반짝이지요.
"엄마, 오늘 저녁은 소시지 구워주면 안 돼~~~?"
초롱초롱한 눈빛 앞에선 쉽게 외면하기 어렵습니다.
"그래, 어떤 게 좋을지 한번 보자~" 그리고 진열대 앞에서 재빠르게 포장을 훑어봅니다.
포장 전면에는 '無첨가', '국산 돼지고기 사용' 같은 문구가 큼지막하게 적혀 있습니다.
하지만 진짜 중요한 정보는 포장의 앞면이 아니라 뒷면, 작은 글씨로 빼곡한 '식품 라벨' 속에 숨어 있습니다.
식품 라벨에는 그 제품이 어떤 원료로 만들어졌고, 영양 성분은 어떤지, 그리고 첨가물이 얼마나 들어 있는지 모두 기록돼 있습니다.
건강을 지키기 위해 우리가 진짜 눈여겨봐야 할 곳, 바로 제품의 뒷면입니다.
식품 라벨, 왜 확인해야 할까?
많은 소비자들이 제품을 고를 때 브랜드나 포장 전면의 문구만 보고 선택합니다.
'無첨가', '100% 국산', '제로 슈거' 같은 말은 믿음직해 보이지만, 사실상 광고 문구일 뿐, 법적으로 꼭 지켜야 할 표시 기준은 아닙니다. 반면 식품 라벨은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가 지정한 기준에 따라 의무적으로 표기해야 하는 정보입니다.
여기에는 원재료명과 함량, 영양 성분, 알레르기 유발 물질, 유통기한 및 보관 방법 등이 적혀 있습니다.
이 항목들을 보면, 그 식품의 진짜 정체를 알 수 있지요.
식품 라벨 보는 순서 5단계
1. 원재료명 및 함량 – 주재료가 무엇인지, 순서 확인
2. 영양성분표 – 나트륨·당류·포화지방 비율
3. 첨가물 명칭 – 인산염, 아질산염, 합성향료 등
4. 알레르기 유발 물질 – 우유, 대두, 땅콩 등
5. 원산지 및 제조원 – 국내산 여부, 수입산 혼합 확인
원재료명이 말해주는 진짜 재료
식품 라벨에서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할 부분이 바로 '원재료명 및 함량'입니다.
원재료명은 함량이 많은 순서로 적힙니다. 즉, 맨 앞 재료가 그 제품의 실질적인 주재료인 것입니다.
또한, ‘폴리인산나트륨’, ‘에리토르빈산나트륨’, ‘L-글루탐산나트륨’처럼 읽기도 어려운 이름이 쭉 적혀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건 대부분 첨가물입니다. 물론 모든 첨가물이 나쁜 건 아닙니다. 보존이나 색상 유지, 맛 향상 등을 위해 식품의 안전성을 높이는 역할을 하기도 하니까요. 문제는 얼마나 많이, 어떤 이유로 들어갔는가입니다.
소시지 편 - 돼지고기 함량보다 중요한 것

소시지 제품 라벨 비교
세 가지 제품들의 원재료를 살펴보면 겉보기엔 거의 비슷하지만, 주 원재료인 돼지고기 함량이 10%가량 차이 납니다. 이때 체크해야 할 포인트는 단순한 함량이 아니라, 돼지고기 부위와 원산지입니다. 소시지는 보통 지방이 많고 단가가 낮은 부위(전지·후지·혼합육 등)를 사용하기 때문에, ‘돼지고기(앞다리살, 국내산)’처럼 구체적인 부위와 원산지가 명시된 제품이 더 신뢰도가 높습니다.
반대로 ‘돼지고기(수입산)’ 또는 ‘혼합육’이라고만 적혀 있다면, 외국산 냉동육을 사용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는 식감과 맛에도 영향을 주게 됩니다. 또한 돼지고기 함량이 80%라도 해도 나머지 20%가 문제입니다. 이 안에는 맛을 유지하고 유통기한을 늘리기 위한 각종 첨가물이 들어갑니다.
대표적인 소시지 첨가물
- 인산염류(폴리인산나트륨 등): 질감을 부드럽게 하고 수분을 유지하지만, 과량 섭취 시 칼슘 흡수를 방해해 골건강에 악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 아질산나트륨: 색을 선명하게 유지해 먹음직스러운 분홍색을 내지만, 고온 조리 시 발암물질로 변할 수 있습니다.
- 합성향료 및 산화방지제: 고기 냄새를 감추거나 산패를 방지하지만, 다량 섭취 시 간에 부담을 줄 수 있습니다.
첨가물 이름이 많고 낯설수록, 가공도가 높고 인공적일 가능성이 큽니다. 따라서 '無첨가' 표시만 믿기보다, 라벨에서 첨가물 유무를 직접 확인해야 합니다.
요거트 편 - '당류'를 먼저 보세요

요거트 제품 라벨 비교
(출처: 빙그레네이버스토어, 매일유업 홈페이지, 쿠팡)
요거트는 유산균이 풍부해 건강식품으로 인식되지만, 의외로 혈당과 콜레스테롤을 높일 수 있는 음식입니다. 그 이유는 첨가당과 인공감미료 때문입니다. '플레인'이라고 적혀 있어도, 실제로는 농축우유, 탈지분유, 혼합유청단백질 등이 첨가되어 생각보다 당 함량이 높은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라벨에서 첨가당과 감미료 여부를 꼭 확인해야 합니다.
딸기, 복숭아 등 과일이 들어간 요거트는 플레인 요거트에 비해 조금 더 유심히 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런 제품은 대체로 원유 함량이 플레인 제품에 비해 25% 정도 낮고, 과일 맛을 내기 위해 실제 과일보다 첨가당이 훨씬 많이 들어가며, 색을 내기 위한 합성착색료, 향을 살리기 위 합성향료가 첨가됩니다. 이런 제품은 유산균이 들어있더라도 건강식품보다는 디저트형 가공식품에 가깝습니다.
건강하게 요거트를 즐기는 방법
- 원재료가 원유, 유산균 정도로 단순한 제품 선택
- 무가당 플레인 요거트에 냉동 과일·베리류·견과류 곁들이기
이렇게 먹으면 첨가당은 줄이고, 식이섬유와 항산화 성분까지 함께 섭취할 수 있습니다.
고추장 편 - 전통 발효 식품 속 숨은 가공의 함정
고추장은 고춧가루, 찹쌀가루, 메주 등을 섞어 발효시킨 대표적인 전통 양념입니다.
하지만 전통이라는 단어가 무색하게도 시판 고추장의 라벨을 보면 중국산 고추양념이 원료로 사용된 제품이 많습니다. 고추양념은 소량의 고춧가루에 소금, 양파, 마늘, 밀가루, 전분 등을 섞어 맛을 낸 혼합 양념(다진 양념) 형태의 가공 원료입니다. 제조 비용은 낮지만, 발효의 깊은 맛은 떨어집니다. 또한 제조 과정에서 색을 내거나 맛을 강화하기 위한 각종 첨가물이 들어갑니다.

건강한 고추장
(출처: ChatGPT 생성)
좋은 고추장 고르는 기준
- 주원료: 쌀·찹쌀, 고춧가루 비율이 높은 제품
- 고춧가루 원산지: 국내산 여부 및 함량 10% 이상
- 주재료 순서: 쌀·찹쌀 → 메주가루 → 고춧가루 순이면 이상적
- 밀가루 No / 쌀·찹쌀가루 Yes
- 물엿 No / 조청·꿀 Yes
영양성분표, 이렇게 읽어보세요
여러분은 성분 표를 볼 때 어느 부분을 가장 먼저 확인하시나요?
다이어트를 하는 분들은 '열량(kcal)'을 먼저 보곤 하지만, 실제로 더 중요한 건 영양소의 균형과 섭취량 기준치입니다.

가공식품 영양표시
(출처: 식품안전나라)
1회 제공량과 총제공량 확인
제품의 영양 정보는 대부분 1회 제공량 기준입니다.
예를 들어 '1회 제공량 30g'이지만 총제품이 60g이고, 한 번에 다 먹을 경우 표시된 수치의 2배를 섭취하게 됩니다.
따라서 1회 제공량의 함정에 주의해야 합니다.
영양 성분 기준치(%) 확인
'영양 성분 기준치'는 하루에 필요한 영양소를 100%로 보았을 때, 해당 식품에 들어 있는 영양소의 비율을 말합니다.
예를 들어 나트륨 500mg(25%)이라면, 하루 권장량의 25%를 그 제품을 통해 한 번에 섭취하는 것입니다.
열량, 나트륨, 당류 확인하기
- 나트륨: 하루 권장량의 절반 이하가 이상적
- 당류: '저지방'이나 '플레인'표시에도 숨어 있을 수 있음.
- 포화지방: 과다 섭취 시 혈중 콜레스테롤을 높여 심혈관 질환 위험 증가
'제로' 표시의 함정
'제로슈거', '저당', '칼로리 0' 문구는 ‘당류’ 대신 감미료를 넣었다는 뜻입니다.
대표적으로 아스파탐, 수크랄로스, 스테비올배당체 등이 사용됩니다.
이들은 열량은 낮지만, 단맛에 대한 감각을 높여 오히려 더 많은 단 음식을 찾게 만들 수 있습니다.
알레르기 정보도 꼭 확인하세요!
식품 라벨에는 알레르기 유발 물질(밀, 우유, 달걀, 땅콩, 새우, 대두 등) 표시가 의무입니다.
'이 제품은 우유, 땅콩을 사용한 제품과 같은 시설에서 제조되었습니다.'와 같은 문구도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민감 체질은 미량 노출로도 증상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작은 글씨라도 꼭 읽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10초의 선택
겉 포장은 언제나 예쁘고 매력적이지만, 건강은 늘 그 뒷면, 작은 글씨 속 진실에 숨어 있습니다.
건강은 결국 선택의 누적입니다.
장을 볼 때, 단 10초만 시간을 내서 뒷면을 확인해 보세요.
그 10초가 내 몸을 지키는 첫걸음이 되고, 아이의 식습관을 바꾸는 시작점이 됩니다.
참고자료
- 식품 표시 정보, 자세히 봐야 하는 이유!, 2025년 10월 30일 접속, https://www.youtube.com/watch?v=CwmYxEzBB5U
- [특별기고] '약방의 감초' 같은 식품산업의 감초 '인산염', 2025년 10월 30일 접속, https://www.food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99157
- 아질산나트륨 없는 햄 소세지 있나요? 왜 먹으면 안 될까?, 2025년 10월 30일 접속, https://blog.naver.com/kjsw444/224010020704?isInf=true&infParams=eyJzY2lkIjoxNzA3MTEwOTc4NTU3NzYsInNraWQiOjI1MzU2MDQ3MjgwMjk3NiwiY2lkIjo4NjcwOTI4MjU4MzA5MTIsInF1ZXJ5IjoiJUVDJTk1JTg0JUVDJUE3JTg4JUVDJTgyJUIwJUVCJTgyJTk4JUVEJThBJUI4JUVCJUE1JUE4In0=&trackingCode=nx
- '플레인 요거트'도 독일 수 있습니다 - 진짜 요거트 고르는 법, 2025년 10월 30일 접속, https://blog.naver.com/vrandcontents/224040810223
- 마트에서 고추장 고르는 방법 고추장 VS 고추양념의 차이, 2025년 10월 30일 접속, https://blog.naver.com/salarymanbox/223421452576
- 영양성분표를 보면 건강이 보입니다!!, 2025년 10월 24일 접속, https://www.icbp.go.kr/clinic/bbs/bbsMsgDetail.do?msg_seq=2512&keyfield=title&keyword=%EC%84%B1%EB%B6%84%ED%91%9C&bcd=branch_notice

EDITOR
오혜진
Senior Researcher · Management Support T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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