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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백 개 DEG 중 '진짜'를 찾는 법 — BioProfiler로 바이오마커 후보 좁히기

2026. 7. 22. 14:01

 

유전자는 많은데, 어디서부터 봐야 하죠?

RNA-seq 분석을 끝내면 통계 필터를 통과한 차등발현 유전자(DEG)가 수십 개에서 수백 개씩 쏟아집니다. 
하지만 이 리스트 자체는 “무엇이 변했는가”만 알려줄 뿐입니다. 
그 변화가 어떤 생물학적 의미를 갖는지, 어떤 경로와 연결되는지, 나아가 진단·예후·치료 반응과 관련된 바이오마커 후보로 발전할 수 있는지는 별도의 해석이 필요합니다.

 

그렇다면 실제 연구에서는 수백 개 DEG를 어떻게 바이오마커 후보까지 좁혀갈까요?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까

(출처: AI 생성 이미지(Gemini 활용))

 

이번 글에서는 신종 과불화화합물(PFAS)인 PFESA-BP2가 간세포암(HCC) 위험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최근 논문을 따라가 보겠습니다. 
연구진이 수백 개 DEG에서 간독성·간암 위험 신호를 어떻게 좁혀갔고, 그중 어떤 유전자를 바이오마커 후보로 주목했는지를 살펴보는 것이 이번 글의 핵심입니다. 이 과정에서 Ingenuity Pathway Analysis (IPA)와 BioProfiler는 유전자 목록을 경로, 질환 맥락, 임상적 바이오마커 후보로 연결하는 해석 도구로 사용되었습니다.

 

 

PFESA-BP2는 간에서 어떤 변화를 일으킬까?

PFESA-BP2 (Nafion by-product 2)는 식수와 인체 혈청에서 검출되는 신종 PFAS 중 하나입니다. 하지만 독성 기전과 발암 가능성에 대한 연구는 상대적으로 충분하지 않은 상황이었습니다. 
연구진은 공개된 마우스 간 RNA-seq 데이터를 활용해, PFESA-BP2를 네 가지 용량으로 7일간 노출했을 때 간에서 어떤 변화가 나타나는지 분석했습니다.

 

- 데이터: GEO 공개 데이터베이스의 마우스 간 RNA-seq 데이터셋(GSE147425) 
- 노출 조건: PFESA-BP2 0.03 / 0.3 / 3.0 / 6.0 mg/kg-day, 7일간 경구 투여 + DMSO 대조군 
- 연구 목표: 용량별 유전자·경로 변화가 간독성 및 간암 위험과 어떻게 연결되는지 규명

 

PFESA-BP2 노출이 경로 및 바이오마커 변화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한 연구 흐름 

(출처: Kostecki et al. (2025), Curr. Issues Mol. Biol. 47(2), 98, CC BY 4.0 (Figure 1))

 

분석 결과에서 가장 흥미로운 점은, 이 연구에서는 저용량(0.03·0.3 mg/kg-day)에서 오히려 암 촉진 경로가 더 활성화되는 용량-반응 패턴이 관찰되었다는 것입니다.

이제 이 변화가 단순한 유전자 목록을 넘어, 어떤 간독성·발암 신호로 이어졌는지 살펴보겠습니다.

 

 

DEG 목록에서 간 손상 신호를 읽다

연구진은 먼저 DEG 목록을 경로와 질환 맥락에서 다시 해석했습니다. 단순히 어떤 유전자가 증가하거나 감소했는지를 보는 것이 아니라, 이 변화들이 간독성이나 간암 위험과 어떤 생물학적 흐름으로 연결되는지를 살펴본 것입니다. 
분석 결과에서 양의 z-score는 활성화 예측, 음의 z-score는 억제 예측을 의미합니다. 뒤에 나오는 그림에서 주황색은 활성화 예측, 파란색은 억제 예측을 나타냅니다. 

 

그렇다면 수많은 경로 중 왜 하필 ‘간’을 중심으로 보게 되었을까요?

 

연구진은 먼저 전체 경로 흐름을 살펴봤습니다. GSEA(Gene Set Enrichment Analysis) 결과, 탄소 대사와 지방산 대사 같은 대사 경로가 모든 용량에서 활성화되어 있었습니다. 이는 간이 PFESA-BP2 독성의 주요 표적일 수 있다는 첫 번째 단서가 되었습니다. 이 단서를 바탕으로 연구진은 간독성 및 간암과 직접 관련된 경로를 더 깊이 들여다봤고, 크게 세 가지 간 손상 신호에 주목했습니다.

 

1) 산화 스트레스: 첫 번째 신호는 NRF2 매개 산화 스트레스 반응입니다. 이 경로는 모든 용량에서 활성화 방향으로 나타났습니다. 쉽게 말하면, PFESA-BP2 노출로 인해 세포 안에서 산화 스트레스가 증가했고, 이를 방어하기 위해 NRF2 관련 반응이 가동된 것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방어 시스템이 켜졌다는 것은 그만큼 세포가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는 신호이기도 합니다. 산화 스트레스는 간 손상과 간 질환의 출발점으로 자주 언급되는 기전입니다.

 

모든 농도에서 PFESA-BP2 노출에 반응하여 NRF2 매개 산화 스트레스 경로가 활성화되는 것으로 제안된 기전

(출처: Kostecki et al. (2025), Curr. Issues Mol. Biol. 47(2), 98, CC BY 4.0 (Figure 4))

 

2) 지질 축적: 두 번째 신호는 PXR/RXR 활성화입니다. 이 경로는 간에서 지질 대사와 관련된 변화와 연결됩니다. 연구진은 지방을 끌어들이는 유전자 CD36은 증가하고, 지방을 내보내는 데 관여하는 VLDLR은 감소하는 패턴을 확인했습니다. 들어오는 지방은 많아지고 빠져나가는 흐름은 줄어드는 방향이므로, 결과적으로 간에 지방이 축적되는 방향, 즉 지방간으로 이어질 수 있는 신호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0.3, 3.0, 6.0 mg/kg-day에서 PFESA-BP2 노출에 의한 PXR/RXR 활성화 기전 제안

(출처: Kostecki et al. (2025), Curr. Issues Mol. Biol. 47(2), 98, CC BY 4.0 (Figure 6))

 

3) 간 섬유화(저용량): 세 번째 신호는 간 섬유화(Hepatic Fibrosis)입니다. 섬유화는 손상된 조직에 섬유 조직, 즉 흉터가 생기는 현상입니다. 간이 손상에 반응하고 복구를 시도하는 과정에서 나타날 수 있습니다. 흥미롭게도 이 경로는 0.03 및 0.3 mg/kg-day의 낮은 PFESA-BP2 노출량에서 활성화되었습니다. 연구진은 이를 “저용량에서는 간이 복구 반응을 시도하지만, 고용량에서는 독성이 너무 강해 복구 반응이 충분히 일어나지 못했을 가능성”으로 해석했습니다.

 

이처럼 DEG 목록은 단순히 유전자 이름의 나열이 아니라, 경로 단위로 다시 읽었을 때 산화 스트레스, 지질 축적, 섬유화라는 간 손상의 흐름으로 이어졌습니다.

 

저용량 PFESA-BP2 노출이 간 섬유증 신호 전달 경로에 미치는 영향 제안

(출처: Kostecki et al. (2025), Curr. Issues Mol. Biol. 47(2), 98, CC BY 4.0 (Figure 7))

 

 

저용량에서 더 강한 발암 신호가 보였다

이 연구에서 가장 눈에 띄는 발견은 용량이 높을수록 위험할 것이라는 직관과 다른 결과가 나타났다는 점입니다. 
연구진은 네 가지 용량의 결과를 같은 기준 위에 나란히 놓고 비교했습니다. 그러자 단일 용량만 보았을 때는 놓치기 쉬운 용량-반응 패턴이 드러났습니다. 이 비교에는 IPA의 Comparison Analysis가 사용되었습니다. 


먼저, 여러 세포주기 관련 경로가 활성화 방향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세포가 더 빠르게 증식하고, 세포 사멸(apoptosis)에는 저항하는 방향으로 움직일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이러한 변화는 암세포의 전형적인 특징과도 연결됩니다.

 

PFESA-BP2 노출 수준에 따른 세포 주기 관련 경로 변화

(출처: Kostecki et al. (2025), Curr. Issues Mol. Biol. 47(2), 98, CC BY 4.0 (Figure 8))

 

더 중요한 패턴은 일반 발암 경로와 HCC(간세포암) 특이 경로에서 나타났습니다.

 

- 저용량(0.03·0.3 mg/kg-day): 암 촉진 경로들이 활성화 방향으로 나타남.
- 고용량(3.0·6.0 mg/kg-day): 같은 경로들이 오히려 억제 방향으로 전환됨. 

 

IPA가 생성한 PFESA-BP2 노출 4회 용량(mg/kg-day)의 일반 발암성 경로 분석

(출처: Kostecki et al. (2025), Curr. Issues Mol. Biol. 47(2), 98, CC BY 4.0 (Figure 9))

 

특히 가장 강한 발암 신호는 0.3 mg/kg-day에서 나타났습니다. 이때 활성화된 경로들은 암 성장과 직접적으로 연결될 수 있는 신호들입니다. 예를 들어 종양에 혈관을 끌어들여 영양을 공급하는 VEGF·HGF 신호, 산소가 부족한 환경에서 종양이 살아남도록 돕는 HIF 신호, 암세포의 전이와 공격성을 키우는 EGF 신호 등이 포함됩니다. 


여기서 한 가지 의문이 생깁니다. 


가장 낮은 용량인 0.03 mg/kg-day에서는 엄격한 컷오프 기준(±1.5 log2 ratio)을 통과한 DEG가 0개였습니다. 그런데 경로 분석에서는 신호가 잡혔습니다. 


모순처럼 보이지만, 이는 유전자 하나하나가 아니라 같은 경로에 속한 유전자들의 전체적인 방향성을 함께 볼 때 드러나는 차이입니다. 개별 DEG만 보았다면 놓치기 쉬운 변화가, 경로 단위 해석에서는 하나의 생물학적 흐름으로 포착될 수 있었던 것입니다.

 

 

수백 개 DEG에서 바이오마커 후보를 좁히다

지금까지 “어떤 경로가 변했는가”를 살펴봤다면, 이제 남는 질문은 이것입니다. 
“이 많은 유전자 변화 중 실제 바이오마커 후보로 이어질 수 있는 유전자는 무엇인가?” 
연구진은 BioProfiler를 이용해 DEG 목록을 임상시험 및 문헌 기반 바이오마커 정보와 대조했습니다. 그 결과, 이미 질환·암종·임상 역할과 연결된 유전자들을 우선적으로 정리할 수 있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단순히 “바이오마커로 보고된 적이 있는가”만 보는 것이 아닙니다. 같은 바이오마커라도 실제 연구와 임상에서 어떤 역할로 활용될 수 있는지를 구분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BioProfiler에서는 후보 유전자를 다음과 같은 임상 역할에 따라 분류할 수 있습니다.

 

- 진단(Diagnosis): 질환이 있는지 가려내는 데 활용될 수 있는 마커 
- 예후(Prognosis): 환자의 경과나 생존을 예측하는 데 관련된 마커 
- 약효(Efficacy): 약물 표적이나 치료 효과와 연결될 수 있는 마커 
- 치료 반응(Response): 특정 치료에 반응할 가능성과 관련된 마커 
- 질병 진행(Progression): 질환이 얼마나 진행되었는지를 보여줄 수 있는 마커

 

이렇게 분류하면 같은 DEG 목록이라도, 진단 마커를 찾는 연구자와 신약 표적을 찾는 연구자가 각자 다른 관점에서 후보를 정리할 수 있습니다. 또한 해당 마커가 어떤 암종과 연결되어 있는지도 함께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 논문에서 BioProfiler를 통해 정리한 결과는 명확했습니다.

 

- 종양 바이오마커 후보는 총 62개로 정리되었습니다. 
- 연관 암종은 유방암 24개, 간암 22개가 가장 많았습니다. 
- 임상 역할별로는 진단 34개, 약효 29개, 예후 20개 마커가 주를 이루었습니다.

 

PFESA-BP2 노출로 인한 종양 바이오마커의 규명

(출처: Kostecki et al. (2025), Curr. Issues Mol. Biol. 47(2), 98, CC BY 4.0 (Figure 12))

 

진단 마커가 많다는 점은 PFESA-BP2 노출과 관련된 간 손상이나 간암 위험을 조기에 감지할 수 있는 후보를 찾는 데 의미가 있습니다. 특히 연구진은 EGR1, MYC, JUN에 주목했습니다. 이 유전자들은 앞선 경로 분석에서도 간 발암과 관련된 주요 인자로 지목되었고, BioProfiler에서도 바이오마커 후보로 다시 확인되었습니다. 

 

즉, 이 유전자들은 단순히 발현이 변한 DEG가 아니라, 간독성·간암 관련 경로와 임상적 바이오마커 맥락이 함께 겹치는 후보로 좁혀진 것입니다. 이 과정은 수백 개 DEG를 임상적 역할과 질환 맥락에 따라 다시 정리해, 후속 검증이 필요한 후보를 체계적으로 좁혀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정리하며 — DEG 목록은 어떻게 바이오마커 후보가 되었나

정리하면, 이번 사례에서 연구진은 수백 개 DEG를 다음과 같은 흐름으로 좁혀갔습니다.

 

1) 전체적인 경로 분석(GSEA·Core Analysis)으로 간이 주요 표적임을 포착
2) 산화 스트레스, 지질 축적, 섬유화 등 간독성 경로 손상 신호 확인(Canonical Pathway)
3) 용량별 비교 분석(Comparison Analysis)으로 저용량에서 더 강한 발암 신호 발견
4) 임상 역할과 연관 암종을 기준으로 바이오마커 후보 62개 정리(BioProfiler)

 

물론 이 결과들은 확정된 결론이 아니라, 후속 검증이 필요한 가설과 후보 목록에 가깝습니다. 하지만 막막한 DEG 목록 앞에서 “어떤 경로를 먼저 볼 것인가”, “어떤 유전자를 후보로 남길 것인가”를 정리해 준다는 점에서 연구의 다음 단계를 구체화해 줍니다.

 

이번 편에서는 bulk RNA-seq DEG 목록에서 간독성·간암 위험 신호와 바이오마커 후보를 좁히는 과정을 살펴봤습니다. 다음 편에서는 시야를 단일세포 수준으로 옮겨, UMAP 이후 남는 질문인 “이 세포 상태를 이끈 조절 신호는 무엇인가?”를 따라가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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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자료 

  • Kostecki, G., Chuang, K., Buxton, A., & Dakshanamurthy, S. (2025). Dose-Dependent PFESA-BP2 Exposure Increases Risk of Liver Toxicity and Hepatocellular Carcinoma. Current Issues in Molecular Biology, 47(2), 98.,
    2026년 6월 24일 접속,
     https://doi.org/10.3390/cimb47020098
 

Dose-Dependent PFESA-BP2 Exposure Increases Risk of Liver Toxicity and Hepatocellular Carcinoma

Per- and polyfluoroalkyl substances (PFASs) are persistent and highly bioaccumulative emerging environmental contaminants of concern that display significant toxic and carcinogenic effects. An emerging PFAS is PFESA-BP2, a polyfluoroalkyl ether sulfonic ac

www.mdpi.com

이미지 출처

  • 이미지 저작자: Kostecki et al. (2025)
  • 출처: Current Issues in Molecular Biology, 47(2), 98., Figure O
  • 라이선스: CC BY 4.0 
  • 편집 사항: 한글 번역 및 원본 이미지를 일부 크롭하여 사용함. 

 


EDITOR

황주현

iLAB · Junior Consulta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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