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UMAP은 일종의 “단체 사진”입니다. 수십만 개의 세포를 한 장의 사진처럼 평면 위에 펼쳐 놓으면, 성격이 비슷한 세포들끼리 자연스럽게 무리를 지어 모입니다. 한 장의 사진 속에서 누가 어느 그룹에 속해 있는지, 그룹이 몇 개나 되는지, 누가 누구와 가까이 서 있는지를 한눈에 알아볼 수 있는 것과 같죠.

UMAP 이미지
(출처: AI 생성 이미지(Nano Banana 2 활용))
그런데 단체 사진이 말해주지 않는 것도 있습니다. 사진은 “지금 이 사람들이 이렇게 모여 있다”는 결과를 보여줄 뿐, 누가 이 모임을 주도했는지, 각 그룹 안에서 어떤 신호가 오가는지, 무엇이 이들을 이 자리에 불러 모았는지는 설명하지 못합니다.
scRNA-seq 분석에서도 비슷한 지점에서 멈춰 서기 쉽습니다. 클러스터는 깔끔하게 나뉘었고, 세포 타입까지 주석화했지만, 정작 “그래서 이 세포들이 왜 이런 상태가 되었는가”라는 질문 앞에서는 사진만으로 답하기가 어렵습니다. 그리고 바로 이 지점이 scRNA-seq 데이터 해석에서 의외로 자주 발이 묶이는 구간입니다.
scRNA-seq 해석의 병목: "유전자 리스트는 있는데, 핵심 조절자가 안 보인다"
세포 클러스터를 나누고 각 클러스터의 마커·차등발현 유전자(DEG, Differentially Expressed Genes) 리스트를 뽑고 나면, 정작 풀어야 할 질문이 남습니다.

차등발현 유전자 리스트 이미지
(출처: 자체 제작)
- 이 클러스터를 이런 발현 양상으로 만든 상위 신호는 무엇인가?
- 어떤 경로가 켜지고(activation), 꺼졌는가(inhibition)?
- 여러 세포 타입 중 어느 세포가 질환의 핵심에 있는가?
그렇다면 다른 연구자들은 이 지점을 어떻게 접근하고, 해결했을까요?
오늘은 치주염을 다룬 단일세포 전사체 연구를 참고해보려고 합니다. 치주염 분야에서는 GWAS(전장유전체 연관분석)를 비롯한 유전 연구들을 통해 26개의 후보 위험 유전자들이 꾸준히 보고되어 왔지만, 이들의 기능적 역할이나 이 후보 유전자가 실제로 어느 세포에서, 어떤 경로로 작동하는지는 충분히 규명되지 않은 상태였습니다.
연구팀은 26개 후보 유전자가 실제로 어느 세포에서 발현되는지를 확인하였고, 여기서 멈추지 않고 “이 유전자들이 어느 세포의 어떤 프로그램을 움직이는가”까지 한 걸음 더 들어갔습니다.
이러한 과정에서 세포 타입별 발현 차이를 해석하기 위한 도구로 Ingenuity Pathway Analysis(IPA)가 사용되었습니다. 이 연구에서 어떻게 유전자 리스트를 해석으로 옮겼는지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Seurat 결과물을 해석으로 이어가기: 클러스터별 DEG를 그대로 활용하다
새로운 분석 도구를 사용한다고 하면, 또 다른 전용 파이프라인을 처음부터 익혀야 할지, 데이터 형식을 새로 맞춰야 할지 부담이 앞설 수 있습니다. 하지만 IPA의 장점 중 하나는 이미 scRNA-seq 분석에서 도출한 결과를 해석의 출발점으로 삼을 수 있다는 점입니다.
사례 논문에서도 연구진은 Seurat에서 뽑아 둔 세포 타입별 DEG 리스트를 기반으로 IPA 분석을 진행했습니다. 즉, UMAP과 클러스터링, 세포 타입 주석화 이후 얻어진 DEG 결과를 다시 처음부터 분석하는 것이 아니라, 각 클러스터의 발현 변화가 어떤 경로와 조절 신호로 이어지는지를 해석하는 단계로 확장한 것입니다.

유전자(rows)와 세포별 발현량(columns)을 표 형태로 정리한 데이터
(출처: Caetano AJ, D'Agostino EM, Sharpe P, Nibali L. Expression of periodontitis susceptibility genes in human gingiva using single-cell RNA sequencing. J Periodont Res. 2022;57:1210–1218. (Table S1) © 2022 The Authors. CC BY 4.0)

IPA 데이터 업로드 화면 예시
(출처: QIAGEN Ingenuity Pathway Analysis)
먼저, 논문에서 따른 흐름은 다음과 같습니다.

(출처: 자체 제작)
1. 세포 클러스터별 DEG 도출: 각 세포 클러스터 안에서 health vs periodontitis 비교 — Seurat의 비모수 Wilcoxon rank sum test (p <. 05)
2. IPA에 데이터셋 업로드: 유전자 ID + log FC + p-value
3. IPA 분석 실행: Canonical Pathway + Upstream Regulator
여기서 중요한 점은 각 클러스터의 DEG를 단순한 유전자 목록이 아니라, 하나의 세포 상태를 설명하는 비교 결과로 보는 것입니다. 어떤 유전자가 올라갔는지, 내려갔는지에 대한 방향성과 통계 값을 함께 보아야 이후 경로의 활성·억제 방향이나 상위 조절 신호를 해석할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해, 이 분석의 핵심은 “클러스터 = 하나의 비교 조건”으로 설정하는 데 있습니다. 이렇게 해야 다음 섹션에서 살펴볼 “세포 타입별 핵심 조절자”가 보입니다.
경로의 방향성과 조절 신호를 읽다: z-score와 Upstream Regulator
세포 타입별 DEG를 준비했다면, 다음 질문은 “이 유전자 변화가 어떤 세포 상태를 의미하는가”입니다. 단순히 유전자 몇 개가 올라가고 내려갔다는 사실만으로는, 그 세포가 어떤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는지 판단하기 어렵습니다.
이때 IPA 결과에서 먼저 볼 수 있는 것은 경로의 방향성입니다. 어떤 경로가 단순히 관련되어 있는지를 넘어서, 그 경로가 활성화되는 쪽인지, 억제되는 쪽인지를 함께 해석하는 것입니다.
(1) 경로는 켜졌는가, 꺼졌는가
IPA의 z-score는 경로가 활성화될지, 억제될지에 대한 예측 방향을 보여줍니다.
- 양수(+) = 활성화 예측
- 음수(−) = 억제 예측
- 절댓값이 클수록 방향성이 뚜렷함.(일반적으로 z-score 절댓값이 2 이상일 때 의미 있는 활성/억제로 해석합니다.)
이 논문의 macrophage 경로 분석 결과를 보면, z-score 값이 절댓값 2를 넘지는 않았기 때문에 확정적인 활성/억제라기보다는 방향성의 경향으로 읽는 것이 적절합니다.

Periodontitis risk genes expression in gingival macrophages
(출처: Caetano AJ, D'Agostino EM, Sharpe P, Nibali L. Expression of periodontitis susceptibility genes in human gingiva using single-cell RNA sequencing. J Periodont Res. 2022;57:1210–1218. (Figure 3) © 2022 The Authors. CC BY 4.0)
| 경로 | z-score | 해석 |
| Dendritic cell maturation | +0.728 | 활성화 경향 |
| TNFR2 / TNFR1 signaling | +0.816 / +0.378 | 활성화 경향 |
| EIF2 signaling | +0.816 | 활성화 경향 |
| IL6 signaling | −0.905 | 억제 경향 |
| Role of pattern recognition receptors (세균 인식) | −1.89 | 억제 경향 |
Macrophage 경로 분석 결과
(출처: 자체 제작)
이 결과를 따라가 보면, 치주염 macrophage에서는 항원제시나 수지상세포 성숙과 관련된 신호는 켜지는 방향으로, 반대로 세균을 직접 인식하는 선천면역 경로는 꺼지는 방향으로 기울어 있었습니다.
즉, 이 세포는 단순히 전반적인 활성이 증가한 상태라기보다, 일부 기능은 강화되고 다른 기능은 약화되는 복합적인 상태를 보인다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특히 세균 인식 경로가 억제되는 경향은, 논문에서 제시한 “선천면역 세포의 기능 이상”이라는 해석과도 이어지는 단서입니다.
GO나 일반적인 Enrichment 분석은 '어떤 기능이 관련되어 있는지'를 보여주는 데 강점이 있습니다. 반면 IPA는 경로가 활성화되는지(Activation), 억제되는지(Inhibition)까지 방향성을 함께 해석할 수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이어서 설명 드릴 유전자의 발현 변화를 이끄는 상위 조절자(Upstream Regulator)까지 연결해 기전 가설을 도출할 수 있다는 점이 차별점입니다.
(2) 이 변화를 이끈 상위 조절자는 무엇인가
경로의 방향성을 확인했다면, 다음 질문은 “무엇이 이런 세포 상태를 만들었는가”입니다.
이 논문에서 IL1B는 macrophage에서 특히 높게 발현되어 주목할 만한 후보로 제시되었습니다. 연구진은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IL1B가 macrophage의 전사 시그니처를 어떻게 구동할 수 있는지 살펴봤습니다.
Upstream Regulator 분석은 특정 조절자가 활성화되었을 때 함께 변할 것으로 알려진 하위 유전자들이, 실제 데이터에서도 그 방향대로 움직이는지를 바탕으로 조절 가능성을 예측합니다.
즉, 단순히 “IL1B가 많이 발현됐다”에서 멈추지 않고, IL1B가 이 세포 상태를 설명할 수 있는 조절 신호인지를 살펴보는 과정입니다.

Transcriptional regulatory network of IL1B in gingival macrophages
(출처: Caetano AJ, D'Agostino EM, Sharpe P, Nibali L. Expression of periodontitis susceptibility genes in human gingiva using single-cell RNA sequencing. J Periodont Res. 2022;57:1210–1218. (Figure 4) © 2022 The Authors. CC BY 4.0)
위의 그림을 보면, IL1B가 조절하는 하위 네트워크를 이해할 수 있습니다.
- 활성화 하위 타깃: CXCR4, IL10, NFKB1(염증), VEGFA(혈관반응)
- 억제 하위 타깃: EGR1, COL1A1(조직 항상성), 그리고 TNF
- 주황색 = 활성화 예측 / 파란색 = 억제 예측
이 결과는 IL1B가 macrophage에서 염증·혈관 반응과 관련된 유전자를 활성화하고, 조직 항상성과 관련된 일부 유전자는 억제하는 방향으로 작동할 가능성을 보여줍니다. 따라서 연구자는 “IL1B가 macrophage의 염증성 상태를 이끄는 조절자일 수 있다”는 검증 가능한 가설을 세울 수 있습니다.
발현량 분석만으로는 “IL1B가 macrophage에서 높게 발현된다”는 사실까지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네트워크 해석을 통해서는 “그렇다면 IL1B가 어떤 역할을 하는가”라는 다음 질문으로 넘어갈 수 있습니다.
DEG 리스트는 어떻게 기전 가설이 되는가
지금까지의 흐름을 정리하면, 이 연구는 단순히 세포 타입별 DEG를 나열하는 데서 멈추지 않았습니다. 각 클러스터의 발현 변화를 바탕으로 어떤 경로가 움직였는지, 그 방향은 활성화인지 억제인지, 그리고 어떤 조절 신호가 그 변화를 설명할 수 있는지를 차례로 좁혀갔습니다.

(출처: 자체 제작)
이 단계에서 IPA가 해석의 깊이를 더해주는 역할을 한 부분은 세 가지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1. 방향이 있는 결과 – 단순히 “이 경로가 관련이 있다”가 아니라, 해당 경로가 켜졌는지 꺼졌는지까지 해석할 수 있습니다. Enrichment 목록만으로는 보기 어려운 정보입니다.
2. 원인이 되는 후보 유전자 – DEG 결과를 만든 조절 신호가 무엇인지 추론합니다. 결과인 유전자 리스트에서 멈추지 않고, 그 결과를 설명할 수 있는 후보 조절자를 제시합니다.
3. 세포 타입별 비교 – 클러스터마다의 DEG를 분석하면, 어느 세포가 어떤 프로그램으로 질환 상태를 설명하는지를 세포 단위로 비교할 수 있습니다. 이 사례 논문이 macrophage를 특정할 수 있었던 것도 이 흐름과 연결됩니다.
물론 이러한 결과는 확정된 답이 아니라, 후속 실험으로 검증해야 할 가설에 가깝습니다. 하지만 막막했던 “그래서 이 클러스터는 왜 이런 상태인가?”라는 질문 앞에서, 어떤 세포와 어떤 조절 신호를 먼저 확인해야 할지 방향을 잡아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마무리: 그래서, 다른 세포들은?
글을 열며 UMAP을 ‘단체 사진’에 빗댔습니다. 사진은 누가 어디에 모여 있는지는 보여주지만, 누가 그 상태를 이끌었고 그 안에서 어떤 신호가 오가는지까지는 설명하지 못합니다.
이번 편에서는 하나의 세포 타입, macrophage를 깊이 들여다보며 클러스터별 DEG가 어떻게 경로 방향성과 조절 신호, 나아가 기전 가설로 이어질 수 있는지 살펴봤습니다.
그런데 단체 사진의 묘미는 결국 여러 그룹을 한자리에 놓고 견주어 볼 때 더 분명해집니다. 하나의 세포 타입을 깊게 보는 것만큼이나, 여러 세포 타입이나 조건을 나란히 세워 “어디가 어떻게 다르게 움직이는가”를 비교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UMAP과 클러스터링이 세포를 구분하는 단계라면, IPA는 그 결과를 바탕으로 "왜 이런 세포 상태가 나타났는지"를 해석하고 기전 가설로 연결하는 단계입니다.
다음 편에서는 세포 타입이나 조건별 분석 결과를 나란히 세워, 어떤 경로가 서로 다르게 움직이는지 읽어내는 Comparison Analysis를 살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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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자료
- Caetano AJ, D’Agostino EM, Sharpe P, Nibali L. Expression of periodontitis susceptibility genes in human gingiva using single-cell RNA sequencing. J Periodont Res. 2022;57:1210-1218., 2026년 6월 22일 접속, doi: 10.1111/jre.13057
Expression of periodontitis susceptibility genes in human gingiva using single‐cell <fc>RNA</fc> sequencing
Objective Single-cell transcriptomics was used to determine the possible cell-type specificity of periodontitis susceptibility genes. Background The last decade has witnessed remarkable advances in...
onlinelibrary.wiley.com
이미지 출처
- 이미지 출처 이미지 저작자: Caetano et al. (2022)
- 출처: Journal of Periodontal Research, 57(6), 1210–1218, Figure O
- 라이선스: CC BY 4.0
- 편집 사항: 한글 번역 및 원본 이미지를 일부 크롭하여 사용함.

EDITOR
황주현
iLAB · Junior Consulta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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