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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AGE

데이터로 완성되는 스마트팜

2023. 7. 24. 08:35

스마트팜

오늘날 데이터는 일상을 기록, 결정하고 계획하게 하는 가장 기본적인 수단인 동시에 제4차 산업 혁명에 대응하는 가장 강력한 무기가 되었습니다. 의료, 주식 등 다양한 분야에서 데이터를 기반으로 판단, 예측 및 기획하여 여러 기술을 접목하고 있습니다.

 

농업도 예외일 수 없습니다. 차세대 스마트 농업을 이끌고 있는 어그테크 (농업, Agriculture + 기술, Technology) 분야에서도 데이터의 수집, 활용, 생산의 순환 구조하에서 지속적으로 발전해 가고 있습니다. 종자 개발 단계부터 재배, 수확, 유통, 소비에 이르기까지 스마트 농업 밸류체인 전반에 걸쳐 AI (Artificial Intelligence)와 IoT (Internet of Things) 기술이 적용되고 있고, 이들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데이터는 계속해서 축적되고 활용되고 있습니다. 특히, 종자 개발과 재배 단계에서의 생산되는 데이터는 생물정보와 연계하여 그 활용성을 극대화하고 있는 만큼, 본 포스팅에서는 재배 단계, 즉, 스마트팜 분야에서의 데이터 활용성에 대해 좀 더 구체적으로 알아보겠습니다.

 

스마트팜 농업
스마트 농업의 밸류체인 (출처: 삼정 KPMG 경제연구원, 이슈모니터 125호)

스마트팜의 정의

스마트팜은 IoT 센서와 빅데이터, 인공지능, 무인 자동화 등 융합 기술을 온실과 축사에 접목하여 작물과 가축의 생육 환경을 자동으로 관리할 수 있는 지능화된 시설농장을 의미합니다. 이는 농축산 생산 환경 및 생체정보의 측정과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을 거쳐 기존 관행적, 경험적 농업 기술에 의존하지 않고 어느 환경에서든 적절한 제어나 사전 예방을 가능하게 하기 위함입니다.

 

스마트팜의 구성 단계

스마트팜
스마트팜의 구성 단계 (출처: 4차산업혁명과 농업생산 혁신전략, 정재진 저, 2017년)

스마트팜은 발전 단계에 따라 3단계로 구분됩니다.

1세대 모니터링 단계에서는 센서를 이용한 환경 모니터링이 주를 이루며, 이들로부터 획득된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의사결정 지원을 통해 환경 제어 기능을 갖춘 단계가 2세대, 제어 및 최적화 단계라 할 수 있습니다. 이후 맞춤형 무인화 운영이 가능한 로봇 농장이 3세대인 자율화 단계입니다. 즉, 스마트팜을 구성하는 핵심 기술은 1세대 센서를 이용한 데이터 수집력, 2세대 환경 제어를 위한 데이터 기반의 의사 결정력, 3세대 통합 데이터를 통한 자율적 운영력이라 할 수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1세대 센서를 이용한 데이터 수집은 성장에 필요한 기초 정보를 중심으로 수집되는데, 작물의 경우 일조량, CO2, 농도, 습도, 온도, 조도, 작물의 영상 이미지 등이 해당하며, 가축의 경우 개체 활동량, 이동 거리, 체온, 축사 온도와 같은 환경정보에서부터 급이량, 배설량과 같은 생육 정보 등이 이에 해당합니다.
2세대, 제어 단계에서는 수집된 데이터를 표준화하고, 정보화하여 모델링을 통해 의사 결정에 필요한 다양한 예측을 진행합니다. 즉, 온실 내 CO2 농도 측정을 통해 성장기와 수확기의 적정 CO2량을 조절하는데, 이때 보일러 CO2를 사용할 것인지, 액화 CO2를 사용할 것인지와 같은 조절의 방법 또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모델링 과정을 통해 결정됩니다.

 

탄산가스
탄산가스 농도에 따른 광합성량과 상대 수확률 변화 (출처: 시설원예학, 2011). 탄산가스 농도가 일정 농도 이상 증가하면 광합성량이 더 이상 증가하지 않고, 포화하는 현상이 발생한다. 만약 탄산가스 농도가 너무 높은 경우 작물에 해를 입힐 수 있으므로 원예작물 종류에 따른 탄산가스 적정농도가 존재하게 된다. 고농도의 탄산가스 조건에서는 기공이 닫히고 증산작용이 감소하며 작물 체온이 올라가고, 작물에 따라 1,500~2,000ppm 이상 급격히 증가하면 잎이 타는 증상(엽소현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출처: 스마트 온실 환경관리 2018, 농촌진흥청)
탄산가스 시비방법
파프리카의 탄산가스 시비에 따른 상품과 수확량 (출처: 원예특작과학원, 2012)

또한, 일부 발전된 엣지 컴퓨팅 장비는 데이터를 중앙집중적으로 수집·관리하는 클라우드 컴퓨팅의 한계를 극복하고, 일부를 엣지 장치에서 자체적으로 데이터 분석과 처리 및 자원관리를 통해 신속하고 다양한 대응을 가능하게 함과 동시에 네트워크 상태에 취약한 문제점을 해결하는 기술로 자동화 로봇의 발전을 촉진했습니다.

 

토마토 수확 로봇의 경우 수집된 영상 이미지를 통해 줄기에 달린 토마토 과실을 인식하고, 색깔로 숙기 정도를 결정한 후 1분당 1과실 기준으로 하루 24시간 내내 수확할 수 있도록 엣지 컴퓨팅 기술을 적용하여 개발되었습니다(고고팜). 토마토 잎이 과실을 가릴 경우를 고려하여 여러 각도로 사물을 인식하도록 했으며, 낮과 밤의 빛 양에 따른 과실의 색 변화를 고려하여 로봇 카메라에 부가적인 조명으로 수집되는 영상 데이터를 균일화하여 학습의 정확도를 올렸습니다.

 

축산 스마트팜의 가축 질병 감염 여부를 판단하는 iT Tech의 AI CDS 시스템도 이에 해당합니다. 적외선 카메라로 촬영된 돼지나 소의 체온 정보를 바탕으로 질병 감염 및 발정 여부를 판단해주는 것으로 가축의 이상 상태와 징후탐지가 가능한 장비를 개발하여 적용하였습니다.

 

클라우드 컴퓨팅
클라우드 컴퓨팅과 엣지 컴퓨팅 개념 비교

3세대, 통합적 자율 운영단계는 2세대 제어 장치들의 통합적 운영입니다. 외부 자연환경 변화와 무관하게 생육 환경을 통제 조절하여 원하는 생산성을 얻도록 하는 최적화 단계라 할 수 있습니다. 재배에서 수확까지 무인 시스템 운영으로 첨단 자동화 로봇이 사람을 대신합니다. 24시간 관찰로 질병의 조기 진단이 가능하고, 이로 인한 적절한 농약 사용에 효과를 볼 수 있을 뿐 아니라 제어된 환경 덕분에 질병에 대한 취약성을 극복할 수도 있습니다. 궁극적으로 시장 상황에 맞춘 생산성 조절을 위해 작물의 성장을 조절하고(출하 시기 조절), 수확 시기를 예측하여 품질이 보장된 작물을 24시간 수확하도록 시스템화하는 것입니다.

 

데이터 수집을 위한 노력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스마트팜에서는 컴퓨터와 자동화 로봇이 농부를 대신합니다.
그 옛날 광합성을 모르던 시절에도 토마토 농사를 위해 빛이 잘 드는 양지에 재배하고, 비가 오지 않는 달에는 물을 길어 수분을 공급하던 농사꾼의 기본 상식을 스마트팜의 컴퓨터는 학습해야만 합니다. 그것도 작물마다, 가축마다, 시기별, 스트레스 조건별로 개별 학습해야 합니다. 앞서 언급된 고고팜의 토마토 수확 로봇의 경우 단순히 토마토인지 아닌지를 판단케 하는 인식 능력을 위해 5만 건 이상의 영상 데이터 학습이 이뤄졌습니다. 어린 과실에서부터 잎에 가려진 과실, 모양이 찌그러진 과실, 초록색 과실에서 붉은색으로 변해가는 과실까지 다양한 형태의 과실을 학습함으로써 줄기, 잎이 아닌 토마토 과실을 인식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같은 농장의 딸기를 인식하기 위해 또 다른 학습이 이뤄졌습니다. 즉, 사람이 아닌 컴퓨터의 의사결정지원과 장비 자동화 조정 기술이 개발되기 위해서는 충분한 데이터의 생성과 수집·축적이 기반 되어야 함을 의미합니다.

빅데이터를 처리하는 기술력과 의사결정을 위한 알고리즘 개발은 여러 분야에서 이미 발전시켜 농업 분야에 적용이 가능한 상태인 반면, 1단계 모니터링 단계부터 3단계 자율 운영 단계에 이르기까지 수집해야 할 데이터 목록부터 학습할 데이터의 양이 부족한 현실은 스마트팜의 발전을 저해하는 가장 큰 허들이 되었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스마트 농업 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안)’ 제25조(데이터 생산·수집) 3항 (농업인이 데이터 제공을 통해 대가를 받을 수 있음)이 제정되었지만, 구체적인 데이터의 권리·혜택·활용 등에 대한 기준과 체계가 구축되어 있지 않아 현실화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습니다.

 

미국과 네덜란드 등 농업 선진국에는 농업 데이터 협동조합이 존재하여, 조합원들이 제공하는 농업 데이터를 관련 연구기관이나 기업에 제공하며 얻은 수익을 조합원들에게 배당금으로 돌려주는 제도를 운용 중입니다. 반면, 일본에서는 국가 주도형의 스마트팜 데이터를 축적하고 있는데, 농가로부터 표준화 형태로 수집된 데이터를 민간 기업에서 이용할 수 있도록 중개 역할을 할 뿐만 아니라 이를 이용한 비즈니스 모델까지 제시하고 있습니다.

 

데이터 공유를 위한 각국의 제도적 장치

국가 기관 내용
미국 Ag Data Coalition
(ADC)
- 2016년 말 비영리 조직으로 설립

- ADC는 농가들이 트랙터, 수확기, 항공 영상 및 기타 장치에 의해 필드에서 매일 수집되는 정보를 안전하게 저장하고 제어할 수 있는 중립적이고 독립적인 농가 중심의 데이터 저장소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함.

- ADC는 1. 농업 데이터와 그 영향 또는 잠재력에 대해 농업 산업과 대중을 교육, 2. 협업 데이터 연구를 수행, 지원 및 촉진, 3. 농업 산업에 농업, 기계 및 기타 농업 관련 데이터의 작동 가능성에 대해 교육, 4. 데이터 소유자 권한에 따라 비상업적인 연구 개발을 위한 데이터 플랫폼을 촉진 및 지원과 같은 목표를 가지고 식품과 농업 전반에 걸쳐 데이터를 연결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음.

- 중립적이고 독립적인 데이터 저장소를 제공하며, 이는 농가가 자신의 계정에 데이터를 입력하고 원하는 사람에게 엑세스 권한을 제공할 수 있음을 의미함.

- 미국의 농업 데이터 권리 헌장 '농업 데이터에 대한 개인정보 및 보안원칙'을 따라 개인정보를 보호하며, 향후 ADT 인증 마크를 신청할 계획에 있음.
Grower Information
Services Cooperative  (GISC)
- 2018년 설립된 생산자 소유 데이터 협동조합이며, 농민 위원회가 관리

- GISC는 데이터의 제어 및 사용을 위해 데이터 작성자를 대신하여 고객, 공급업체 및 정부기관과 협상하는 것을 주요 목적으로 하며, 데이터 분석을 수행하여 데이터 작성자에게 관리 통찰력을 제공하고 데이터를 수익화하는 기회를 제공함.

- GISC의 웹사이트는 회원 생산자들이 업계에서 가장 우수한 날씨 및 데이터 분석 플랫폼에 접근할 수 있도록 지원하며, 회원 생산자가 운영 데이터를 다른 회원 생산자와 집계하고 벤치마킹하여 매년 농장 결정을 개선할 수 있도록 함.

- GISC는 미국의 농업 데이터 권리 헌장 '농업 데이터에 대한 개인정보 및 보안원칙'에 따라 개인정보를 보호하며, ADT 인증 마크를 획득하여 농가들이 안심하고 개인정보를 제공할 수 있게 하고 있음.
네덜란드 JoinData - 2018년부터 My JoinData 플랫폼 운영

- 단순히 농업 데이터 거래를 중개하는 역할만 담당하며, 농가는 데이터 통제권을 행사하기 위해 50유로/년을 납부함.

- 데이터 확보를 원하는 주체는 MyJoinData에 데이터 접근 및 이용 권한 요청 --> 요청이 들어오면 농가는 이용 목적, 이용 대상 데이터, 이용 기간 등 수요자의 요청 내용을 확인하고 허용 범위를 설정 --> 농가가 허용한 범위에서 데이터 수요자에게 접근 및 이용 권한을 부여함.


- JoinData는 GDPR (일반데이터보호규정)과 같은 법적 요구사항에 따라 데이터를 공유하며, 개인의 정보를 보호함

- JoinData에는 데이터 보호 책임자가 있으며, 모든 데이터를 개인 데이터로 취급하고 작업 프로세스, 데이터 배포 및 운영 절차가 모든 요구 사항을 충족하는지를 확인하는 독립 감사 위원회가 존재함.
일본 WAGRI - 농업 빅데이터 연계를 위한 플랫폼으로 데이터 개발 가이드라인 마련을 통해 민간 기업을 비롯한 농업 연구기관으로부터 표준화된 데이터를 생산 제공

- 이를 이용자인 민간 기업에 데이터 거래를 중개하도록 하여 데이터의 유출 및 불법 사용을 방지함으로써 농업 빅데이터 생산에 체계성을 마련

 

WAGRI 구조도
WAGRI 구조도 (출처: 농림수산성 기술정책실, 2018) 농기계의 가동 상황 및 기상정보 등 농업에 관련된 다양한 데이터의 연계와 기업 간에 데이터 자체를 거래하는 것을 중개하는 시스템

국내에서도 2015년부터 국가 주도형의 스마트팜 지원 정책들이 진행되어 오고 있습니다. 농림축산식품부를 비롯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 관계부처 합동으로 미래 농업을 위한 전략적 스마트농업을 추진하여 농업 빅데이터를 축적하고 있습니다. 스마트팜 혁신밸리 (전국 4개 지역: 김제, 상주, 밀양, 고흥) 내 시설 작물의 생육데이터 (https://innovalley.smartfarmkorea.net/miryang/)를 비롯해 농림수산식품교육문화정보원의 스마트팜 데이터 마트 (https://data.smartfarmkorea.net/)에서는 시설원예, 축산 농가로부터 2016년부터 2023년 현재까지 데이터를 수집하여 open API를 통해 제공하고 있습니다. 품목, 작기별, 환경제어 및 관리 정보와 같은 정형 데이터부터 병, 해충 이미지와 같은 비정형 데이터까지 수집 관리하고 있습니다. 다만, 해당 데이터의 활용이 현재까지는 미흡한 실정으로 작물을 다루는 농가보다는 데이터를 다루는 소프트웨어 기업들의 관심과 활용이 더욱 필요한 상황입니다.

 

마치며

농사는 보살핌이라는 말로 대신할 만큼 살펴야 하는 부분이 많습니다. 건강한 종자에서부터 건강한 환경이 조성될 때 건강한 농산물이 나오듯 농부의 그 많은 살핌이 그대로 농업 빅데이터로 쌓여 AI가 활용할 수 있을 때 3세대 스마트팜은 보다 현실이 될 것입니다.

 

참고자료

  • 박주현,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 과학기술&ICT 정책·기술동향 보고서 (2021) 스마트팜 최근 동향과 시사점
  • 이정환, 정보통신기획평가원, 주간기술동향 10월호 (2022) 스마트팜분야에서의 인공지능 적용 동향
  • 스마트 온실환경관리 가이드 (2018) 농촌진흥청
  • 김수석, 김상현, 홍예선, 세계농업, 제227호 (2019) 한국농촌경제 연구소
  • 삼정 KPMG 경제연구원, 제 125호 (2020) 스마트 농업과 변화하는 비즈니스 생태계
  • 윤효정, GBSA Review, 2020-20 (2020) 집안으로 들어온 스마트팜
  • 주지영, BRIC View, 2020-T05 (2020) 스마트 팜 내의 식물 표현형의 중요성과 연구동향
  • 이도연,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2023) R&I Report: 스마트농업 과학·기술·산업 분석
  • 민선형, 임준형, KREI 현안분석, 제 99호 (2023) 디지털 농업을 위한 데이터 활용도 제고 방안 및 시사점
  • 전광명, 놀뫼신문, 2020-08-18 (2020) 엣지컴퓨팅이 바꿀 축산 스마트팜의 미래
  • 농사로, 디지털농업 [https://www.nongsaro.go.kr/]
  • 농촌진흥청, 스마트팜 최적환경설정 안내서비스 [https://smartfarm.rda.go.kr/]

EDITOR

신윤희

RDC · Director & Principal Research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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