쯔쯔가무시병에 대해 아시나요?

다들 한 번쯤은 들어보셨을 거라고 생각이 되는데요, scrub typhus라고도 알려진 쯔쯔가무시병은 국내에서 가장 흔한 리케차 질환으로 Orientia tsutsugamushi에 의해 감염된 털진드기의 유충에 물렸을 때, 혈액과 림프액을 통해 전신적 혈관염이 발생하는 급성 발열성 질환입니다. 주로 아시아에서 발병률이 높지만, 최근에는 서양에서도 발병이 보고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전역에서 발생하고 있는데, 주로 잡목에 서식하는 털진드기가 우리나라 전역에 분포하기 때문입니다. 보통 쯔쯔가무시병은 늦여름에서 초가을 사이 많이 발생하는데, 최근에는 낮 기온이 10도 정도 높은 날씨가 이어지면서 털진드기의 활동성이 봄철에도 증가했다고 합니다. 쯔쯔가무시병의 임상경과는 대개는 병의 경과가 중하지 않으며 항생제 치료에 잘 치유되나, 진단이 늦어질 경우 폐렴, 급성 신부전, 뇌수막염, 뇌염, 상부위장관 출혈, 다기관 기능부전, 심지어 심근경색이나 중풍의 형태로 나타날 수 있으며, 이러한 합병증으로 일부 환자에게서는 사망이 초래될 수 있습니다.

 

털 진드기 (출처: 헬스조선)

 

쯔쯔가무시(Orientia tsutsugamushi) : 세포 내 기생세균으로서 김자(Giemsa) 염색을 하면, 그람음성 간구균(Coccobacillus) 모양으로 보통 직경은 0.5~0.7㎛, 길이는 1.2~2.5㎛로 측정됩니다.

 

쯔쯔가무시 (출처: 위키피디아)

 

원인 및 감염 경로

쯔쯔가무시병의 매개체인 털진드기는 알 > 유충 > 약충 > 성충의 네 단계 변태를 거치며, 알에서 부화된 유충이 번데기로 탈바꿈하는 단계에서 반드시 포유동물의 조직액을 필요로 합니다. 이 시기에 일시적으로 야생 쥐에 기생하면서 Orientia tsutsugamushi의 전파가 이루어지는데, 유충이 번데기로 변하는 과정 중 사람을 만나게 되면, 사람이 호흡하는 CO2를 인지하여 팔, 다리, 목 등의 노출 부위 또는 엉덩이 겨드랑이 등 습한 부위를 물어 체액을 흡인합니다. 이때 유충 속에 있던 Orientia tsutsugamushi가 인체 내로 들어가 쯔쯔가무시병이 발생하게 되고, 인체 내에서는 감염된 피부로부터 병원체가 혈액으로 유입되고, 혈류를 따라 전신으로 확산하며, 이 과정에서 초기 증상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쯔쯔가무시는 텃밭 가꾸기, 피크닉, 벌초, 농촌 체험, 농사, 채집, 등산 등 실생활에서도 감염될 수 있습니다. 

 

쯔쯔가무시 감염경로 (출처: Microbe Online)

증상

1. 잠복기 : 
쯔쯔가무시병의 잠복기는 일반적으로 1~3주입니다. 이 기간 동안 Orientia tsutsugamushi이 숙주 내에서 증식하여 퍼지지만 아직 증상은 나타나지 않으며, 잠복기가 끝나면 갑자기 오한, 발열, 두통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2. 임상증상 : 
발열은 첫째 주 동안 38도에서 40도에 이르는 갑작스러운 고열이 나타나며, 이 발열은 종종 심한 두통과 오한을 동반합니다. 발열이 시작된 후 며칠 이내에 일반적으로 몸통에서 시작하여 팔, 다리로 퍼지는 홍반성 발진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 발진은 모양이 다양할 수 있으며, 직경 3~5mm의 홍반성 반점으로 경계가 비교적 명확하며, 소실되기까지는 1~2주 정도 소요됩니다. 또한 림프절, 특히 물린 부위 근처의 림프절이 붓고 압통이 느껴질 수 있으며, 이는 림프절 병증을 나타냅니다.

 

쯔쯔가무시병 발진 (출처: 질병관리청 국가건강정보포털)

 

털진드기 유충에 물린 부위에는 직경 5~20mm 정도의 가피 (eschar)가 형성되는데, 이는 쯔쯔가무시병 진단에 가장 중요한 임상 소견이 됩니다. 가피는 화상이나 담배 자국처럼 보이는 경우가 많으며, 작은 궤양으로 검은 딱지로 덮여 있습니다. 가피의 보고율은 각 나라 및 지역별로 상당한 차이를 보이고 있는데, 우리나라 쯔쯔가무시병 환자에게서는 약 50~93%로 비교적 가피가 흔히 발견됩니다. 가피는 신체 어느 부위에나 생길 수 있는데, 겨드랑이, 허리, 오금 등이 흔한 부위이고, 후면보다는 전면 부위에서 많이 발견됩니다. 하지만 두피나 유방 아래처럼 잘 드러나지 않는 곳에도 나타날 수 있으므로 철저한 신체검사가 필요합니다.

 

좌: 쯔쯔가무시병 가피 (출처: 제주감염병관리지원단), 우: 쯔쯔가무시 가피 관찰 부위 (출처: 쯔쯔가무시병의 임상 특징과 진단)

 

기타 증상으로는 기침, 구토, 복통, 설사 등의 소화기 증상과 관절통, 가슴 답답함, 전신 경련, 폐렴, 급성 신부전, 뇌수막염, 뇌염, 상부위장관 출혈, 다기관 기능부전 등이 있습니다.

 

 

진단 및 검사 

쯔쯔가무시병은 대부분 가을철에 발생하며, 가피와 발진 등을 확인하여 임상적으로 진단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만약 쯔쯔가무시병 환자에서 발진이나 가피가 동반되지 않는다면, 임상 증상만으로 쯔쯔가무시병을 진단하기 어려울 수 있으므로 이때는 혈청학적 진단 방법, 유전자 검출법, 배양법 등으로 진단해야 합니다.

 

1. 혈청학적 검사 : 
현재까지 쯔쯔가무시병 진단에서 가장 흔히 사용되는 방법으로 환자의 혈액을 이용하여 간접 면역 형광 검사법(Indirect Immunofluorescent Antibody Test, IFA), 피동 혈구 응집법, 효소 면역 측정법(Indirect Immunoperoxidase Test, IIP) 등으로 Orientia tsutsugamushi에 대한 항체를 확인하는 검사입니다. 대게 발병 1~2주 이후에 항체가 형성되는 경우가 많으므로 진단은 역학적 특성과 특징적인 임상 증상 등으로 추정 진단하고 치료를 시작해야 합니다. 

2. 유전자 검사 (PCR test, Nested PCR test) : 
환자의 혈액, 가피, 또는 림프 조직에서 핵산 증폭 검사(polymerase chain reaction assay)를 시행하며, 유전자 검사 방법은 털진드기 유충에게 물린 후 감염 초기에도 빠르게 Orientia tsutsugamushi의 유전자를 검출할 수 있습니다. 

3. 조직검사 : 
쯔쯔가무시병의 특징적 병리 소견은 림프 조직 구성 혈관염입니다. 가피의 조직 검사에서 혈관염으로 둘러싸인 피부의 괴사와 혈관 주위의 림프구, 대식세포가 관찰되며, 이 방법은 쯔쯔가무시병을 감별 진단하는 데 결정적인 도움이 됩니다.

 

 

예방 및 치료 

쯔쯔가무시병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주의 사항을 지켜야 합니다. 

1. 털진드기에 물리지 않도록 주의 : 
털진드기가 많은 지역에서는 풀밭에 앉거나 누워서 털진드기와 접촉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털진드기가 많은 환경에서는 긴소매와 긴 바지를 입고, 털진드기가 몸에 붙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2. 진드기 방지제 사용 : 
털 진드기가 많은 지역에 가는 경우에는 털진드기 방지제를 사용하는 것을 권장합니다. 피부에 발라주거나 옷에 뿌려주는 방법으로 털진드기를 예방할 수 있습니다.

 

3. 유행 지역 피하기 : 
쯔쯔가무시병이 유행하고 있는 지역에 가는 것을 피해야 합니다. 유행 지역에 가는 경우에는 털진드기에게 물리지 않도록 주의하고, 털진드기 방지제를 사용하는 것을 권장합니다. 

4. 주의 사항 알리기 : 
쯔쯔가무시병이 유행하고 있는 지역에 가는 경우 주변 사람들에게도 주의 사항을 알려주어 함께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며, 혹시 쯔쯔가무시병을 신고할 일이 생기거나, 더 많은 방법에 대한 문의가 필요할 땐 감염병 콜센터(감염병 콜센터(1339))에 연락하는 것을 추천해 드립니다.

 

 

쯔쯔가무시병 예방방법 (출처: 질병관리청 카드뉴스)

 

이러한 예방 방법을 지켜서 쯔쯔가무시병을 예방할 수 있지만, 불가피하게 털진드기 유충에게 물려 쯔쯔가무시병에 걸린 경우에는 의료 기관을 찾아 치료를 받아야 합니다. 현재 쯔쯔가무시병 선택 약제는 독시사이클린(Doxycycline)이며, 항생제 선택과 치료 기간은 질병의 중증도, 환자의 연령, 건강 상태, 국소 항생제 내성 패턴 등에 따라 다를 수 있습니다.

 

Doxycycline (출처: Medsrus)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대부분은 완쾌가 되지만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증상이 나타날 경우 신속한 진단과 치료가 필요합니다.

 

마치며

대부분의 사람이 도심에 거주하고 있기 때문에 쯔쯔가무시병에 감염될 일이 많지 않을 거로 생각하시겠지만, 한강 공원이나 근교 공원만 가더라도 풀밭을 쉽게 볼 수 있으며, 풀밭 위에서 돗자리를 펴고 사랑하는 사람들과 오순도순 시간을 보내신 경험이 있을 거라 생각됩니다. 더불어 야외 활동 시 풀밭에서 시간을 보내시는 분들도 계실 테고, 농촌으로 체험 학습을 가시는 분들도 계실 겁니다. 쯔쯔가무시병은 우리나라 여름~가을철 발열성 질환 중 가장 흔한 법정 전염병이니만큼, 평소에는 무심코 지나쳤거나, 생각하지 못했던 쯔쯔가무시병의 예방법을 숙지하여 모두 안전하고 건강한 야외 활동을 보내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참고자료

• 서울대학교병원 의학정보, 2024년 5월 30일 방문, (http://www.snuh.org/health/nMedInfo/nView.do?category=DIS&medid=AA000036)
• 2022년 쯔쯔가무시증 매개 털진드기 감시 현황, 2024년 5월 30일 방문, (https://www.phwr.org/journal/view.html?uid=208&vmd=Full)
• 질병관리청 건강정보, 2024년 5월 31일 방문, (https://health.kdca.go.kr/healthinfo/biz/health/gnrlzHealthInfo/gnrlzHealthInfo/gnrlzHealthInfoView.do?cntnts_sn=5261)
• 닥터나우 건강 매거진, 2024년 5월 31일 방문, (https://doctornow.co.kr/content/magazine/2eaaf5e6313f45bfb2a358019d852f0c)
• Kim, Dong-Min. "Clinical features and diagnosis of scrub typhus." Infection and Chemotherapy 41.6 (2009): 315-322., 2024년 6월 1일 방문, (https://synapse.koreamed.org/articles/1075487)
• 국민건강지식센터 건강정보, 2024년 6월 1일 방문, (https://hqcenter.snu.ac.kr/archives/jiphyunjeon/%EC%AF%94%EC%AF%94%EA%B0%80%EB%AC%B4%EC%8B%9C%EB%B3%91)
• 건강iN 닥터 톡톡, 2024년 6월 1일 방문, (https://www.nhis.or.kr/magazin/173/html/sub4.html)
• Koh, Gavin CKW, et al. "Diagnosis of scrub typhus." The American journal of tropical medicine and hygiene 82.3 (2010): 368., 2024년 6월 3일 방문, (https://www.ncbi.nlm.nih.gov/pmc/articles/PMC28298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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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

조항철

iLAB · Senior Consulta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