랩스토리 어느덧 4번째 이야기!
올해 초에 랩스토리를 시작한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4번째 랩스토리라니~
시간이 정말 빠르다는 것을 새삼 실감합니다.
건강을 위해서는 수면, 식단, 운동이 필수인데요, 그중에서도 음식을 섭취할 때 발효음식을 잘 챙겨 먹어야 합니다. 그 이유는 음식의 발효 과정에서 증식하는 유산균이 건강에 이롭기 때문이에요. 예를 들면 장에 서식하는 비피더스균은 소화 흡수 작용을 도우며, 콩을 발효할 때 증식되는 바실러스균은 항암과 항당뇨 효과가 있습니다. 더불어 이런 유산균 등이 소화가 잘되도록 재료들을 어느 정도 분해해 놓기 때문에 우리 몸에 흡수가 더 용이하다고 합니다.
4번째 랩스토리에서는 이러한 발효음식, 발효유의 연구와 함께 마이크로바이옴 연구의 선두 주자이신 서울대 이주훈 교수님을 만나고 왔습니다.
Q. 안녕하세요 이주훈 교수님~ 교수님과 연구실 소개를 부탁드려요!
A. 안녕하세요. 서울대학교 농생명공학부 식품생명공학전공(식품마이크로바이옴학 연구실) 이주훈 교수입니다. 식품마이크로바이옴학 연구실에서는 식품의 소화 대사 및 인체와의 상관관계를 이해하기 위하여 최신 오믹스 기술을 활용하여 소화기관내 균총의 변화를 규명하기 위한 연구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프로바이오틱스, 프리바이오틱스, 포스트바이오틱스 연구를 유전체학 및 생물정보학을 활용하여 연구하여 식품 발효 및 유가공 산업에 기여하고 있습니다. 동시에 신규 프로바이오틱스 균주 개발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또한 한국 전통 발효식품 내 발효 미생물 균총의 발효능 및 건강 기능적 측면과 관련된 연구를 수행하며 전통 발효식품의 표준화 및 국제화 연구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다양한 연구를 위해서 우리 연구실에서는 NGS 기반 마이크로바이옴학 및 생물정보학 기술들을 활용하고 있는데, 이러한 신기술들은 식품의 건강 기능성에 대해서 좀 더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연구를 가능하게 합니다.
Q. 다른 연구실과의 차별성이 있다면요?
A. 농생명, 농업 분야에서의 마이크로바이옴은 인체보다 역사가 깁니다.
천연비료나 살충제 이런 형태로 쓰였기 때문이에요. 그리고 또 마이크로바이옴은 농작물을 소비하는 인체의 건강과도 연결이 되죠. 그런데도 불구하고 농생명이나 식품 관련 마이크로바이옴 연구는 지지부진한 면이 있었고 전 세계적으로 본격적인 연구는 2010년대 중후반에 시작되었습니다.
더욱이 식품 마이크로바이옴이라는 분야는 아직 국내에는 좀 생소한데요. 그동안 프로바이오틱스 연구는 많이 해왔지만, 보통 유용 균주 하나에 대한 기능성만 연구되는 것이 일반적이었습니다.
식물이나 동물에 있는 마이크로바이옴이 식품 섭취를 통해 인체에 전달되는데, 이쪽 관련 연구를 체계적으로 하시는 분들이나 기관이 많이 없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식품 마이크로바이옴 연구실은 서울대가 최초입니다. 앞으로 식품 마이크로바이옴 신진 연구라던가 새로운 교육 시스템들이 더욱더 늘어나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하고 있습니다.
1세대로서 이 분야를 키워서 국민 건강과 관련된 마이크로바이옴 기술의 발전을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습니다.
Q. 식품 마이크로바이옴학 연구실을 한 문장으로 표현 부탁드려요.
A. "건강," 국민 건강 증진을 위한 연구실로 설명할 수 있을 것 같네요!
Q. 이주훈 교수님께서는 100편이 넘는 논문과 20건이 넘는 특허를 내셨는데요, 이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프로젝트는 무엇인가요?
가장 기억에 남는 프로젝트라고 한다면 2000년도 초반에 진행한 비피도박테리움 연구가 있어요. 미국 박사 과정 때 비피도박테리움 연구를 우리 연구실에서 세계 최초로 진행했습니다. 중간에 네슬레랑 경쟁이 붙어서 네슬레가 조금 더 빨리 논문을 발표하긴 했지만요.
비피도박테리움은 대장에 분포하고 있는 혐기성균(산소가 존재할 때 생존 또는 증식이 어려운 세균)으로 사람의 소화관에서만 발견되어요. 비피도박테리움은 포도당을 분해하여 젖산, 아세트산과 같은 유기산을 생산합니다. 이 중에 아세트산은 강력한 살균 효과를 가지고 있어서 살모넬라, 대장균 등 유해균의 번식을 억제하고 장 점막을 보호하는 역할을 해요. 또한, 엽산과 같은 비타민 B를 생산하며 영양분을 흡수하는 기능을 한답니다. 더불어 면역 기능을 향상시켜 감염과 질병으로부터 우리를 보호해준다고 해요. 하지만 나이가 들수록 그 수가 점점 감소한다고 합니다.
상업용 비피도박테리움을 사람에게 먹였을 때 장내에 머무는 시간이 너무 짧고, 제거(wash up)되는데, 지도교수님이 장내에 존재하는데 살아남지 못하는 이유를 설명하는 유전적인 내용을 연구했으면 좋겠다고 하셔서 박사 논문 주제로 정하게 되었습니다.
장내 실제로 존재하는 비피도박테리움과 상업적인 비피도박테리움은 다르지 않을까? 생각하게 되어서 comparative genomics를 비교 분석했습니다. 분석을 진행했더니, 장내 환경의 맞게 살아남으려면 특정적인 내성이 있는 균주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예를 들면 알세닉(arsenic)에 내성이 있는 균주가 있는지가 중요합니다. 알세닉(arsenic)은 흔히 얘기하면 비소인데요, 비소는 극소량이어도 중금속으로 몸에 축적이 되고 분변으로 배출이 되지 않습니다.
이 비소는 정수되지 않은 우물물이나 저수지 등에 많은데요, 조선시대에는 사약으로 쓰이기도 했습니다.
일반적으로 비소는 미생물들한테는 극약입니다. 이런 비소에 대한 내성이 있어야 하는데 상업적으로 사용되는 비피도박테리움은 비소에 대한 내성이 없기 때문에 금방 죽어버립니다. 하지만 사람 장내에 있는 비피도박테리움은 비소에 대한 내성이 있다는 것을 밝혀내는 연구를 했습니다.
요즘에는 자폐증 관련 연구도 많이 합니다. 자폐증뿐만 아니라 우울증이나 불안 장애 등이 장내 마이크로바이옴 환경과 연관이 있다는 사실도 차츰 밝혀지고 있으며, 관련 메커니즘에 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diet (식이), microbiome (마이크로바이옴), 건강 (health) 3가지의 상관관계를 연구하고 있습니다.
Q. 연구 분야 중에 전통 발효식품 내 발효 미생물 균총을 연구하신다고 하셨는데, 대표적으로 어떤 음식을 연구 중이실까요?
김치 연구도 많이 했었고요. 발효유 연구를 많이 합니다. 프로바이오틱스 관점에서 전통 발효식품, 발효유를 연구하고 균주 간의 interaction, 즉 발효 과정 중에 일어나는 현상에 관해서 연구합니다.
김치 같은 경우는 주요 유산균이 류코노스톡인데, 류코노스톡은 만니톨(다당류)이라는 성분을 만들어 시원한 맛을 내게 합니다. 또 다른 주요 유산균으로는 와이셀라가 있어요. 와이셀라는 주로 신맛을 만들어 냅니다. 이렇게 김치 맛과 유산균의 관계에도 과학이 숨어 있답니다.
또 대표적인 한국 발효식품이 있죠. 된장과 청국장도 연구했는데요, 청국장이 기능성이 굉장히 좋아요. 비슷한 식품으로는 일본의 낫또가 있죠. 낫또가 청국장과는 다른 게 균주가 다르고 발효과정이 다르고, 또 사용되는 콩의 품질이 다릅니다. 낫또는 순수 배양에서 낫또라는 균주만 넣습니다.
하지만 청국장은 바실러스도 들어가고 복합적으로 더 많은 균주가 들어가서 맛이 더 강합니다.
청국장이나 된장은 주요 기능은 엄청 많지만, 혈전 용해력이 높습니다. 나이가 들면 혈관 속에서 혈액이 응고되어 덩어리지는 현상인 혈전이 많이 나타납니다. 혈전이 생길 경우 심장병 등 혈류 관련 질병을 유발하는데 청국장이나 된장을 많이 먹으면 이런 혈전을 예방할 수 있어요.
사실 낫또보다 혈전 용해력이 높은 데 그만큼 활용이 많이 안 되고 있어요…
일본의 식단 같은 경우는 아침에 낫또를 잘 비벼 먹는데, 저희 같은 경우는 청국장은 찌개만 생각하고 생으로 먹을 생각은 하지 않죠. 근데 또 찌개가 문제가 뭐냐면, 열에 가열하면 좋은 성분들이 다 파괴됩니다.
좋은 유산균을 포함한 된장과 청국장을 활용한 요리가 많이 개발됐으면 좋겠어요.
Q. 식품 마이크로바이옴학 연구실에 관심 있는 학생들이 참고하면 좋을 만한 대표적인 논문 추천 부탁드립니다.
아래 논문 참고 부탁드리며 더 많은 논문은 연구실 공식 웹사이트 참고 부탁드립니다.
- Ju-Hoon Lee, V.N. Karamychev, S.A. Kozyavkin, D. Mills, A.R. Pavlov, N.V. Pavlova, N.N. Polouchine, P.M. Richardson, V.V. Shakhova, A.I. Slesarev, B. Weimer and D.J. O’Sullivan. Comparative genomic analysis of the gut bacterium Bifidobacterium longum reveals loci susceptible to deletion during pure culture growth. BMC Genomics. 9:247 2008
- Minjung Park*, Ju-Hoon Lee*, Hakdong Shin, Minsik Kim, Jeongjoon Choi, Dong-Hyun Kang, Sunggi Heu, and Sangryeol Ryu(*Co-first authors). Characterization and Comparative Genomic Analysis of a Novel Bacteriophage, SFP10, Simultaneously Inhibiting both Salmonella enterica and Escherichia coli O157:H7. Appl. Environ. Microbiol. 78(1):58-69 2012
- Kim HR, Cho JH, Song MH, Cho JH, Kim S, Kim ES, Keum GB, Kim HB, Lee JH. Evaluating the Prevalence of Foodborne Pathogens in Livestock Using Metagenomics Approach. J. Microbiol. Biotechnol. 2021
- Lee SM, An JU, Woo JH, Song HK, Yi SH, Kim WH, Lee JH, Ryu SR, Cho SB. Prevalence, Characteristics, and Clonal Distribution of Escherichia coli Carrying Mobilized Colistin Resistance Gene mcr-1.1 in Swine Farms and Their Differences According to Swine Production Stages. Front. Microbiol. 2022
- Im HY, Lee JH, Choi SH. Independent Component Analysis Identifies the Modulons Expanding the Transcriptional Regulatory Networks of Enterohemorrhagic Escherichia coli. Front. Microbiol. 2022
- Guan Y, Li Z, Kim MJ, Lee JY, Choe H, Park SH, Kang SW, Lee JY, Lee JH, Kim HB, Lee JH, Kim EJ, Lee MK. Olsenella intestinalis sp. nov., isolated from cow feces. Arch Microbiol 2022
- Kim YT, Kim CH, Kwon JG, Cho JH, Shin YS, Kim HB, Lee JH. In vivo Trial of Bifidobacterium longum Revealed the Complex Network Correlations Between Gut Microbiota and Health Promotional Effects. Front. Microbiol. 2022
- Kwon JG, Park SH, Kwak JE, Cho JH, Kim GY, Lee DB, Kim DH, Kim HB, Lee JH. Mouse feeding study and microbiome analysis of sourdough bread for evaluation of its health effects. Front. Microbiol. 2022
- Park NJ, Kwon JG, Na HG, Lee SH, Lee JH, Ryu SR. Discovery and Characterization of a New Genotype of Salmonella enterica serovar Bareilly Isolated from Diarrhea Patients of Food-borne Outbreaks. Front. Microbiol. 2022
최우성 연구원이 말하는 식품마이크로바이옴학 연구실!
식품마이크로바이옴학 연구실을 선택하게 된 계기와 가장 기억에 남는 프로젝트는 무엇인가요?
먼저 식품 생명공학을 공부하던 중 식품을 섭취하였을 때 체내 변화에 관심이 생겼습니다.
식품 섭취와 가장 밀접한 관계를 가지는 곳이 소화계인데 이때 장내 미생물의 상관관계가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어 해당 분야를 더욱 깊게 연구해보고 싶다는 생각에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프로바이오틱스 소재 개발 프로젝트가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당시 프로바이오틱스 소재 개발을 위해 스크리닝 연구에 참여하였습니다. 당시 균주마다 다른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을 경험하였고, 다시 한번 연구의 흥미를 느낄 수 있는 기회가 됐던 것 같습니다.
식품 마이크로바이옴학 연구실을 고민하는 학생들에게 조언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사실 식품 마이크로바이옴 연구 분야가 어려울 때도 많고, 알아야 할 배경지식도 많다고 느껴질 때가 많습니다. 하지만, 그만큼 연구할 가치가 충분한 분야라고 생각하고, 그런 점에서 연구에 대해 자부심을 느낄 수 있는 분야라고 생각합니다.
마치며
약 1시간가량 이주훈 교수님과의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교수님의 연구 인생(?)을 엿볼 수가 있었습니다. 너무 흥미진진한 시간이었습니다!
이렇게 노력해주시는 교수님과 여러 연구진 덕분에 과학적으로 많은 발전이 이뤄진 것 같네요.
장은 제2의 뇌라고 불릴 만큼 중요한 장기라는 것은 우리가 익히 들어 알고 있는데요, 특히 세균, 질병, 암세포 등과 싸우는 면역력을 담당하고 있어요.
여러 연구에 의하면 대장암 발병 초기 단계부터 장내 미생물의 변화가 일어나고, 대장암 환자는 건강한 사람에 비해 장내 미생물 구성이 다르고 그 다양성이 낮다고 보고되고 있습니다.
이렇게 장 건강이 전신 건강을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다시 한번 건강의 중요성을 깨닫게 되는 랩스토리였습니다. 앞으로 마이크로바이옴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정부에서 많은 지원을 받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인터뷰에 응해주신 서울대 이주훈 교수님과 식품마이크로바이옴학 연구실에 다시 한번 감사드리며 저희는 다음 랩스토리로 다시 찾아오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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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ference
- https://www.kscp.or.kr/content/community/post_view.php?bt=6&post_id=3914&post_category=0&page=1&q=
- https://www.donga.com/news/Culture/article/all/20181017/92436924/1
- https://m.blog.naver.com/neonbio/221553452988
- https://www.hidoc.co.kr/healthstory/news/C0000428201
- https://m.health.chosun.com/svc/news_view.html?contid=2022051301826
- http://fml.snu.ac.kr/index.php?hCode=INTRO_01_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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